국내 인구는 2020년 5,180만여 명을 정점으로 2021년부터 자연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식음료 시장은 판매액 기준으로 2020년 121조 원에서 2021년 129조 원으로 6% 포인트 성장했는데요. 보리차를 끓여서 마시는 대신 생수를 사서 마시고, 재료를 구입해서 다듬고 씻은 후 삶고 볶고 굽고 튀기는 등 번거로운 과정은 생략하면서도 집밥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과 밀키트라는 선택지가 있으니 식음료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식음료 시장이 그간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최근에는 IT의 힘을 빌려 어떻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실행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2010년 중반까지 식음료 시장은 획기적인 성장은 어려워도 꾸준한 매출과 수익을 보장하는 산업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개별 이익은 낮지만, 대량생산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광범위한 유통망을 통해 재고회전율을 높여서 수익을 확보하는 사업 특징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쇼핑 채널의 대대적 재편, 다양한 신생 브랜드의 진입, 팬데믹 등으로 전통적인 시장 구도가 와해되어 기존 방식만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려워졌습니다. 식음료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재편해야 할 기로에 놓였으며 글로벌 선도기업은 적극적인 인수합병, 과감한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과 함께 벨류체인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화로 쇄신의 기회를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식음료 업계의 디지털화는 크게 3세대를 거치며 진화하였습니다.
▪ 1세대는 생산 공정의 디지털화, 전자상거래 위주의 일부 영업과 백오피스를 지원하는 시스템 도입 등 단위 업무별로 필요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시기였습니다.
▪ 2세대는 데이터 기반 고객 맞춤형 마케팅, 개인화 서비스, 구독 서비스 등 CRM이 디지털의 중심에 섰던 시기입니다.
▪ 3세대는 메타버스와 NFT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수많은 기업이 메타버스에 매장을 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인식 정도, 역량 수준, 디지털로 가치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미 경험한 기업 등 각자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를 것입니다. 여기 각자 상황과 특색에 맞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수행한 사례를 통해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조망해 보면 어떨까요?
식음업도 D2C, 노브랜드 버거
신세계푸드는 1986년 신세계백화점 내에서 위탁급식사업으로 시작하여 1995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기업입니다. 신세계푸드는 사업 확장과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D2C(Direct to Consumer: 외부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로 정하고 내부 시스템팀이 인프라를 구축하여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고객의 의견에 철저하게 집중한 결과, 앱 사용시 ① 가입이 간단하고 ② 쓰기 쉽고 ③ 기억에 남는 앱이 좋은 앱이라는 결론을 도출하여 브랜드 론칭과 동시에 개인정보 수집 최소화, 이용 편의성,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앱을 내놓았습니다.
노브랜드 버거 앱은 론칭 3주 만에 다운로드 5만 건으로, 목표였던 4주에 3만 명을 상회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오프라인에서도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최단기간인 1년 8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D2C의 장점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구매 빈도, 선호 메뉴, 주문 가격 등 고객 관련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수집하여 분석할 수 있고 그 결과는 초개인화 마케팅의 탄탄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브레이크 없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스타벅스
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바로 그 스타벅스 맞습니다. 1971년 미국 시애틀의 커피 원두 판매점에서 시작한 스타벅스는 1987년 하워드 슐츠가 인수한 이후 커피 전문점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하지만 던킨도너츠나 맥도널드 등이 저가 커피로 시장을 공략하자 다급해진 스타벅스는 커피와 무관한 상품을 판매하고 매출 중심의 외형 성장에 집착하면서 감성 문화 전파라는 고유한 기업 문화의 중심을 잃고 말았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로 복귀하면서 기업 문화를 다시 세우는 한편, IT 전문가를 영입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갔습니다.
스타벅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은 “Digital Flyfeel”입니다. 주문, 결제, 리워드, 개인화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선순환이 일어나고 특히, 스타벅스 코리아는 새로운 디지털 기능을 적용하는데 가장 앞서가는 곳이니,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 더 빨리, 더 많이 디지털화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제는 대다수 프랜차이즈 커피점들이 도입한 모바일 원격 주문의 원조격인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스타벅스 앱은 GPS 기반으로 가까운 매장을 알려주고 취향에 따라 커스터마이즈한 음료를 저장해서 손쉽게 주문할 수 있으며 음료와 어울리는 디저트 추천, 같은 시간대 가장 많이 판매되는 상품을 제안해 줍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흔들어서 결제하기 등의 재미 요소와 단순한 아이콘, 편리한 자동 충전 기능 등 원하는 모든 것이 담겨있는 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차량 정보를 등록하면 매장 진입 시 자동 결제되는 My DT Pass 서비스로 최소 23초 만에 커피를 받을 수 있는 신세계가 열렸습니다. 일부 DT 매장에서는 매장에서 스타벅스 파트너를 만나는 오프라인의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Face to Face 화상 주문 시스템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커피는 내리되 차에서는 내리지 마세요~
현재 서울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중 73%는 ‘No cash’ 매장으로 신용카드나 스타벅스 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며 마이스타벅스 리워드, e-프리퀀시, 카카오톡 선물, 모바일 쿠폰 등 스타벅스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모든” 프로그램이 앱과 연동되어 사용자 입장의 편의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클래식함을 유지하면서도 고객 입장에서의 디지털화에 거침이 없는 스타벅스 코리아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의 독보적인 1위이자 화제성을 거머쥐고 있으며 “버디”라고 불리는 충성고객만 841만 명, 이들 중 34%가 주 1회 이상 스타벅스를 방문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2021년 매출 2조 4천억 원, 신규 선불충전금만 3,400억 원이니 규모 면에서도 웬만한 저축은행급이고 핀테크 기업의 면모를 갖추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타벅스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앱을 통해 남겨진 고객의 방문 시간, 빈도, 소비 패턴 등 다양한 정보가 축적되어 향후 보다 정교한 마이크로 타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정하고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맥주 분야의 글로벌 리더 AB InBev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등 500개가 넘는 맥주 브랜드를 소유한 Anheuser-Busch InBev(이하 AB InBev)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집중적으로 디지털 혁신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AB InBev는 전 세계 각 국가의 로컬 브랜드 맥주뿐만 아니라 100년 이상 된 양조장을 포함하는 수십 개의 독립 양조장을 합병하며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장을 리딩하기 위해 핵심 트랜젝션 시스템과 글로벌 데이터 및 분석 인프라 통합까지 포함하는 대대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계획하였습니다.
먼저 전사적 자원 관리인 ERP 측면에서, 합병 전 각 사에서 사용하던 27가지 시스템을 SAP S/4로 통합하고 업무와 고객 대응을 혁신하고자 프로세스를 개선하였습니다. 분석 측면에서는 2018년부터 Microsoft Azure에 EDH(Enterprise Data Hub)를 구축하고 클라우드에서의 다양한 분석을 지속해서 확장했습니다. EDH는 원시 데이터, 정리된 데이터, 최적화된 데이터 등 여러 계층의 데이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데이터 카탈로그는 DS(Data Scientist)와 DA(Data Analyst)에게 구조화된 데이터든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든, 또는 기업 내부 데이터든 외부 데이터든 상관없이 올바른 데이터를 찾아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과거에도 회사 안에 존재하는 수십 개의 ETL과 데이터 통합 도구들이 있었지만, 이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는 데이터 준비 도구인 Talend Data Fabric에서 매일 테라바이트 상당의 데이터를 EDH에 저장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양조장의 ERP, DB, 파일 시스템, IoT 센서를 포함하는 다양한 데이터 소스에 연결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구축 속도도 향상했습니다. 일회성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대신 재사용 가능한 모듈을 구축하여 Plug and Play 한 뒤, 일부 필요한 부분을 조정하여 사용함으로써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모아서 분석한 결과물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유통기한이 제한적인 상품 특성상,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500여 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그 규모도 상당하기에 수요 예측을 1% 포인트라도 개선할 수 있다면 공급망을 포함해 프로세스 전반에 기여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누적되는 데이터와 분석 결과들은 수요 예측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분석은 임직원의 건전한 직장 생활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임직원이 부정한 일에 연루되거나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 발생하기 전에 이러한 부정부패의 징후를 감지하여 예방하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도록 도와줍니다. BrewRIGHT이라고 불리는 분석 플랫폼은 기계 학습 및 인공 지능을 활용하여 50여 개국의 일일 거래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도난, 뇌물 수수 및 자금 세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공급업체, 파트너 및 임직원의 행동에 대해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 줍니다. 2020년에는 BrewRIGHT을 공유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외부 기업도 기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채 안전하게 상호 벤치마킹할 수 있는 형태인 BrewRIGHT 컨소시엄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데이터가 풍부할수록 감지율은 높아지기 때문에 참여사들도 부패를 더 잘 감지하고 그로부터 임직원을 보호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영업 현장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영업에 영향을 주는 변수 수천 개를 AI로 분석하여 지역별, 거래처별로 구체적인 영업 가이드를 자동으로 생성하여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 영업사원 개인별 역량이나 감에 의존했던 의사결정의 비효율을 데이터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바꾼 것입니다. AI 매니저가 ‘A 대리점은 스텔라 아르투아 제품 매대를 확장하세요’, ‘B 매장은 제품 가격을 5% 이내에서만 조정하세요’ 등의 가이드를 내리고 현장 판매 데이터는 누적 저장되어 다음 의사결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고객과 소통하고 브랜드 평판을 높이기 위해 SNS에서 제품에 대해 언급되는 내용을 추적하고, QR코드 스캐닝을 통해 원료인 보리부터 맥주가 만들어지는 공급망의 투명성을 블록체인 기반 기술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러한 기술들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ESG 경영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References
[1] KOSIS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주요 인구지표
[2] Mezzomedia, 식음료 업종 분석 리포트
[3] 조선일보, 이마트 은행 하겠네… 저축은행 뺨치는 스타벅스 카드 충전금 3400억 (2022.4.20)
[4] CIO Korea, 네가 있어 웃는다… ‘데이터 도구 준비’ 따라잡기 (2019.11.7)
[5] 파이낸셜뉴스, 식음료업계도 NFT•메타버스 질주 (2022.2.8)
[6] AB InBev, From barley to bar: AB InBev trials blockchain with farmers to bring supply chain transparency all the way to beer drinkers
[7] Treasure Data, CDP Powers Global Digital Transformation & Data Privacy Administration at Anheuser-Busch InBev
[8] AB InBev 홈페이지, https://www.ab-inbev.com/
[9] 스타벅스 홈페이지, https://www.starbucks.com/
[10] 노브랜드버거 홈페이지,https://www.shinsegaefood.com/nobrand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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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컨설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