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클라우드 기술과 인공지능이 결합하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군사 운영 패러다임을 다룬 국방 세미나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민간에서 당연해진 디지털 혁신이 방산/국방 분야에서도 필수가 되면서, 미군을 비롯한 선진 군대는 이미 클라우드와 AI로 전장을 데이터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이번 행사에서는 전투 클라우드와 엣지 컴퓨팅을 도입하고자 하는 우리 군의 정책 방향과, 삼성SDS 등 국내 기업들의 축적된 IT 역량과 군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전장 구현을 위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한 고객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주요 질문과 답변을 정리하여, 행사에 오지 못한 분들도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공유합니다.
데이터 관리 방식에 대한 논의는 클라우드 기반 C4I 시스템 구축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Data Lake는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저장소에 통합하여 AI 분석과 빅데이터 활용을 용이하게 하는 방식(원천 데이터 저장소)으로, 기존의 국방 시스템에서 많이 고려되고 있습니다.
Data Mesh는 각 데이터 도메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전체적인 데이터 공유와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로, 분산된 데이터 환경에서도 보다 유연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국방 환경에서는 보안성과 실시간 데이터 활용성이 중요한 요소이므로, 장기적으로는 Data Mesh 방식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현재 운영 중인 시스템과의 연계를 고려하면 Data Lake 모델이 보다 실용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군의 클라우드는 국방부를 중심으로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과 협력해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반 인터넷망, 국방망에 한정된 클라우드이며 아직 전장망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를 적용한 사례는 없습니다. (제한적인 가상화 기술 적용 수준)
미군의 JEDI(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와 JWCC(Joint Warfighting Cloud Capability)를 참고해 보면, 물리적으로 분리하여 군의 통제가 가능한 CSP/MSP 사업자의 민간 클라우드 활용 모델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군의 전장 클라우드는 군 통제하에서 물리적으로 분리한 민간 클라우드 기반의 군 전용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형태로 운용하며 민간 기술을 활용(구축, 운영)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물리적·논리적 보안, 데이터 무결성, 연합군 간 정보 공유 프로토콜까지 포함하는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분산 보안 아키텍처 도입: 단일 클라우드가 아닌 다중 클라우드(멀티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활용하여 특정 위치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도 전체 시스템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보안 취약 지점을 최소화하고, 비인가 접근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데이터 세분화 및 다계층 암호화: 데이터를 민감도에 따라 분류(일반, 중요, 기밀 등)하고, 각 등급에 맞는 다른 수준의 암호화를 적용합니다. 이때, AI를 활용하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분류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놓치기 쉬운 보안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탐지하고 더 정밀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통신 로그, 문서 내용, 접근 기록 등을 분석해 기밀정보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고강도 암호화나 접근 제한을 적용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군사 전용 AI 기반 이상 탐지 시스템: 평시와 작전 중의 네트워크 패턴을 학습하고 즉각적인 자동 대응이 가능하도록 AI 기반 이상 탐지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비밀 자료라고 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군사 자료이지 공식 비밀은 아닙니다. 비밀은 보안 업무 훈령에 나와 있듯이, 1/2/3급 비밀로 분류되어 등재되어 있어야 하고 별도의 전문 처리를 통해서만 유통될 수 있습니다. 전장에서 획득한 대부분의 자료는 데이터 형태로 저장되고 유통되며 KMTF(한국형 표준 메시지 포맷), KVMF(한국형 가변 메시지 포맷), Link-K(한국형 합동전술데이터링크) 등을 통해 정보 교환이 이뤄지는데, 데이터 처리는 모두 군이 통제 가능한 장소에서 시행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일반적인 절차를 밟아 학습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비밀 데이터를 학습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를 위한 별도의 시스템(연산, 저장, LLM)을 물리적으로 분리하여 구축한 뒤,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합니다.
AI는 전장 환경에서 클라우드와 결합될 때 그 진가가 배가됩니다. 전장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모아 AI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다시 각 부대로 실시간 전파하는 구조를 떠올려 보시죠. 클라우드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할 토대를 제공하고, AI는 사람의 한계를 넘어선 속도와 정확도로 의사결정을 지원합니다. 미군의 최근 연합훈련 결과를 보면, 이러한 AI 클라우드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0년에 미국 육군에서 프로젝트 컨버전스(Project Convergence)를 실시하면서, 저궤도 위성 및 드론 센서로 수집한 표적 정보를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원격 지휘소가 이를 분석하여 최적의 타격 수단을 선택하는 데 AI를 활용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휘관은 실시간에 가까운 수준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포병과 드론 공격도 적이 대비하기 전에 가능해졌습니다.
미국 육군 미래사령부의 한 책임자는 “과거 이라크와의 전쟁에서는 표적 식별 후 수십 분이 지나 공격해도 되었지만, 앞으로의 전쟁에서는 그럴 수 없다”며 AI를 통한 의사결정 속도가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AI와 클라우드의 결합은 작전 효율 극대화뿐 아니라 새로운 전술 가능성도 열어줍니다. 방대한 감시 센서 영상을 분석해 은폐된 적에 대한 위협을 찾아내고,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의 수년 치 데이터를 뒤져 과거 패턴을 밝혀내는 일을 AI는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AI를 활용하여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분석한 뒤, 과거의 패턴, 시기, 이동 경로 등과 함께 비교 분석할 경우, 적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고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전술 시나리오를 자동으로 제안하는 등 예측 기반 작전 전술을 수립할 수 있게 됩니다.
AI는 아래와 같은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 전장 데이터 실시간 분석: 드론, 위성, 지상 감시 시스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여 즉각적인 의사결정 지원
- 전술 자동화 및 의사결정 지원: AI 기반의 대응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최적의 작전 계획 수립
- 적 탐지 및 이상 징후 분석: AI가 적의 이동 등에 대한 영상을 분석하고 적이 주고받는 신호 데이터를 결합하여 이상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
적 장비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AI 표적 인식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축소 프라모델을 이용한 3차원 사진 촬영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10여종의 적 장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공개된 자료 이외에도 군 및 국가 정보기관이 보유한 적 장비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을 추가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출되지 않은 적 장비에 대해서는 데이터 수집에 한계가 있어, 대신 아군의 장비 데이터를 학습하면, 적군인지 아군인지는 확실히 판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공군이 구상 중인 합동 올드메인 지휘통제(JADC2, 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는 우주, 공중, 지상, 해상의 모든 센서와 무기를 클라우드 네트워크로 연결해 센서-슈터 일체화를 이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클라우드와 엣지 컴퓨팅이지요. 전투 현장의 엣지 장비들(센서, 차량, 병사 단말 등)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생성하면, 엣지 클라우드는 중앙 데이터센터에 의존하지 않고, 전투 현장에서 대형 데이터 세트를 독립적으로 저장, 수집, 분석해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합니다. 이때 유용한 데이터는 중앙으로 전송합니다. 이상적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클라우드가 전장을 감싸듯 펼쳐져, 각 부대는 필요할 때 언제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고 AI를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심지어 통신이 지연되거나 두절되어도 독립 작전 수행에 필요한 엣지 클라우드하의 MC Application 등을 활용하면 임무를 지속할 수 있으며 실시간성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미래 전투 차량이나 드론에 탑재된 엣지 컴퓨팅 모듈은 일종의 이동 데이터센터로서, 전투 현장을 떠다니는 작은 클라우드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음과 같은 장점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지형 장애물 및 작전 범위 확장 대응: 산악 지형, 도시 전투 환경, 해양 작전 등에서 데이터 전송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다계층 네트워크(위성, 저궤도 드론, 전술 5G 기지국)를 활용하여 엣지 노드 간 원활한 데이터 흐름을 보장합니다.
보안이 적용된 전술 통신: 전시 군 작전 환경은 일관된 네트워크로 연결하기에 제한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성공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서는 지상요원의 상황 인식을 돕고 정보 공유를 강화할 수 있도록 통신 시스템과 통신망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서 전용주파수를 보유한 5G 특화망과 엣지 클라우드, 전술폰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5G 기반의 듀얼 단말 주파수 및 연동 체계를 구축할 경우에 상용 5G망도 연동할 수 있지요. 또한 이미 검증된 국가정보원 KCMVP 보안 인증 모듈을 장착하면 보안 문제 없이 데이터와 영상 전송도 가능합니다.
5G는 높은 대역폭과 초저지연성을 제공하여 국방 네트워크의 신뢰성과 속도를 향상시킵니다. 5G를 통해 다양한 무선 환경별(Urban, Suburban, Open, Sparse Area 등)로 전파를 측정해 서비스 커버리지를 예측하고, 이 커버리지별로 작전 지역 유형별로 통신 체계를 수립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광범위한 작전 환경에서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고, 다양한 전투 플랫폼들과 통합된 작전 수행 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됩니다.
도시는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복잡한 통신 환경으로 인한 전파 간섭으로 인해 5G 통신 품질이 저하될 수 있고, 민간 사용자와 군 통신이 동일한 망을 사용할 경우 과부하로 인한 지연(latency)이나 속도 저하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AI 기반 네트워크를 최적화하여 간섭을 회피하고 통신 채널을 자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폐쇄형 5G 도입도 고려해 볼 수 있지요. 산악 지역 같은 환경에서는 기지국이 없거나 전력, 냉각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인프라 부재와 자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상용 저궤도 위성망을 5G 전술 차량과 연계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네트워크 단절 시에도 기동부대의 독자 통신이 가능하도록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부와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해결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미국 팔란티어의 제품은 이미 검증된 제품으로, 미국의 성능 좋은 위성 등 감시정찰 자산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어 좋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군들은 여러 가지 사유로 한국군에게 제한적으로 자료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팔란티어 제품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받거나, 더 많은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군 상황에 맞는 독자적인 K-TITAN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한반도 작전 상황을 고려하고 데이터의 유통, 경제성 등을 고려했을 때 유리할 것으로 판단합니다.[1]
미국은 2022년 5월 관리예산실(OMB)의 지시로 2023년 5월까지 전체 정부기관 대상 암호 인벤토리(현재 사용하고 있는 암호 사용 실태 조사)를 1차 완료하였고, 암호 사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 수행하여 주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NSA, CISA, NIST 등을 중심으로 늦어도 2035년까지 양자내성암호 전면 전환(기존 공개키암호 사용 불가 시점)을 공표하였으며, 관련 법령 공표(2022년 12월), 후속 조치를 통해 체계적으로 전환 중에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은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이전에 전환을 완료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사실상 제도적으로 양자컴퓨터가 언제 나오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2025년 1월 16일, 미국의 대통령은 "국가 사이버보안 강화 및 혁신 촉진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2025년 10월 12일 이후에는 미국 연방기관의 모든 신규 조달 제품에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해야 합니다. 양자컴퓨터의 발전 속도를 지켜보면서 양자내성암호 전환을 검토하는 단계는 이미 지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23년 7월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의 '양자암호기술 발전전략'에서 2035년까지의 양자내성암호 전환 계획(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 일환으로 KpqC 알고리즘 공모전을 수행하고 전환 기술 대상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2]
군사 분야에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이번 국방 세미나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가속화되는 기술 발전 속도에 뒤처지지 않고, 디지털 강군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방안을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우리 군과 민간 기술력을 미래 전장에 효과적으로 접목하고자 하는 IT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클라우드와 AI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중심 전장은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라, 각국 군대의 현실적인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 더 유기적인 합동 작전, 그리고 더 높은 전투 효율.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군 조직 문화와 제도의 유연화, 민간 기술의 신속한 수용, 그리고 IT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입니다. 민간의 혁신을 군사 도메인에 효과적으로 접목하려면 상호 간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변화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준비될 삼성SDS 세미나에서는 더 많은 의미 있는 논의와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겠습니다.
References
[1]
https://www.samsungsds.com/kr/insights/k-tactical-intelligence-targeting-access-node.html
[2]
https://www.samsungsds.com/kr/insights/the-great-transition-to-pqc.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