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각국 제조업과 IT 업계의 관심은 스마트팩토리에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기존 제조업 환경에 클라우드, IoT, AI, AR/VR 등의 첨단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 가치 극대화, 운영 최적화, 통합 품질 관리 등을 구현하는 미래형 제조 시스템으로 높이 평가된다. 지금이야말로 디지털 혁신 기술이 어떤 형태로 제조업에 통합되는지와 스마트팩토리 선택 기준 등을 고려해야 할 적기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혁신을 계획하는 제조 기업에 필요한 스마트팩토리가 갖춰야 할 조건도 알아본다.
2018년 3월 런던에서 개최된 스마트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컨퍼런스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인더스트리 4.0 카운슬과 유럽 디지털 아젠다 전략의 창립 멤버인 헨리크 폰 쉴은 “4차 산업혁명은 비즈니스, 경제, 생활 등 삶의 모든 부분에서 다양한 기기와 사물이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설계를 바꾸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IDC는 2020년까지 IoT 시장 규모가 1조 2,9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산업용 환경에서의 IoT (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IIoT)의 급증하는 수요다. IIoT는 좁은 의미로 운송, 에너지, 제조업 등의 산업 분야에서 기계나 차량 등에 연결되는 커넥티드 센서와 설비 애플리케이션 집합을 뜻한다. 하지만, IIoT는 블록체인, AI,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등 다양한 미래 기술과 결합하여 산업 자동화 등 제조업에서 석유, 가스, 건설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무궁무진한 혁신 잠재력을 제시한다.
4차 산업혁명의 전세계적 확산
전세계 사물의 네트워크화가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이미 인간과 사물이 인터넷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는 초연결 사회(Hyper-connected Society) 단계에 들어섰다. 수십억 명의 인간과 그보다 훨씬 많은 기계가 서로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초연결 사회의 특징이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스토리지와 수집 데이터의 용량, 규모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클라우드, 인공지능, IoT, 블록체인 같은 기술은 더 이상 현실과 유리된 먼 미래의 것이 아니며, 이미 현실 업무와 일상에 녹아 들어 운영 최적화, 효율성, 수익성과 경쟁력 향상을 돕는 인사이트를 창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있는 독일 제조업은 사회적 구조조정 후 첨단 미래 기술과 제조 공정을 포함한 스마트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독일은 2012년 ‘하이 테크 2020 전략(High Tech 2020 Strategy)’을 기반으로 인더스트리 4.0(Industrie 4.0)을 채택하고 디지털과 제품, 밸류 체인, 비즈니스 모델 간의 결합 촉진에 나섰다. 인더스트리 4.0은 IoT 등의 혁신 기술을 제조업과 융합해 생산 환경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설비와 시스템에 공유하고, 제품 공정의 디지털화, 자동화를 구현함으로써 혁신을 통한 제조 경쟁력 향상을 꾀하는 전략이다. 즉, 독일의 경우 전 공정과 제조 설비에 첨단 기술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보급하자는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중국의 제조강국 2025, 미국의 디지털 매뉴팩처링, 일본의 산업재흥플랜은 모두 독일과 궤를 같이하며 주요 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스마트팩토리 구축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혁신 과제나 액션 플랜을 선정하고 사회 경제적 인프라와 생태계를 육성하면서 제조업에서의 스마트팩토리 발전 정책을 수립, 지원한다. 이들은 모두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혁신 기술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제조업의 혁신과 경쟁력 확보에 많은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한국도 IT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미래형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제조업 3.0 전략을 수립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종합적이고 일관적인 실행 및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도입, 설비 투자를 통해 제조 환경을 혁신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제조업이 맞이한 위기와 과제
이제 모든 기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인터넷을 직접 다루지 않더라도, 관련 데이터의 디지털화, 제품의 서비스화를 통해 프로세스 효율을 꾀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물리적 거리와 관계없이 고객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하고,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통한 신속하고 민첩한 대응 능력을 요구받기도 한다.
기존 제조업을 지배하던 강령은 노동 비용 등 원가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경제 상황에서는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하더라도 전부 판매하기 어렵고, 따라서 다양한 환경과 요구에 적합한 제품, 높은 부가 가치를 지닌 제품을 시장이 필요로 하는 만큼 생산하는 법을 구상해야 한다. 시장에서도 개개인의 선호와 특징에 맞춘 ‘온디맨드’, 즉, 맞춤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 맞춤형 제품 수요는 제조업과 시장 경제의 작동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제조업이 마주한 과제도 산적해 있다. 대다수 기존 생산 라인이 개별 제품 단위의 자동화에 집중한 나머지 전체 시스템의 생산 사이클이나 재고 현황, 변화 데이터가 단절돼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화 시스템이 개별적으로 배치된 생산 환경은 호환성을 보장할 수 없고, 공장이나 설비 전체에 사일로 데이터 구역이 생긴다. 따라서 장애 지점이 늘어나고 고급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를 통합하기가 어려워진다. 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은 데이터 공유와 통합이므로, 디지털 환경에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할 때, 업계 표준 구성 요소를 기반으로 한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다.
4차 산업혁명의 의의는 어디까지나 인간과 인간, 인간이 기계를 다루는 방식의 변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창출하는 새로운 가치에 있을 것이다. 산업 자동화 프로세스는 기계, 디지털 기술, 인간이라는 세 가지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다. 기업 내 기존 IT 부서와는 다른 운영 조직의 사고방식과 문화도 스마트팩토리 구현에 장벽이 될 수 있다. 혁신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질적인 문화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경계를 떠나 사고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을 육성하려는 기업의 의지가 필요하다. 조직 구성원의 첨단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수평적 조직 문화와 새로운 가치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IT와 OT 환경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융합해 각각의 역량과 요구 사항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산 환경과 오피스 간에 굳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형성하는 동시에, 기업 내부의 문화와 사고방식의 혁신도 함께 이끌어야 한다.
기존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동화 설비와 공정 효율화 이상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은 모두 효율적인 기술 활용 방안과 통합적 품질 관리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목표는 물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대변되는 첨단 기술의 도입을 통해 제품의 품질을 향상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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