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등장은 많은 산업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혁신하게 만들었다. 카카오톡은 통신시장을, 우버는 교통시장을, 에어비인비는 숙박업을, 마켓컬리와 쿠팡은 유통산업을 혁신했다. 그리고 토스와 카카오뱅크, 애플페이와 삼성페이는 금융업을 혁신했다. 그렇게 다양한 산업이 디지털 기술로 혁신했고 그것을 xTech라고 부른다. 금융의 디지털 혁신인 핀테크의 현주소와 앞으로 AI는 금융을 또 어떻게 혁신하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 시장을 만들어낼까 전망한다.
스마트폰은 사진첩, 다이어리 그리고 지갑을 통째로 품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현금과 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가 자유롭고 송금부터 신원인증까지도 가능하다. 그렇게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을 넘어 여러 산업에 변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그중 가장 파괴적인 것이 바로 결제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온전히 지갑 없는 일상이 가능하다. 우리 하루 중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커피 음료를 사고,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쇼핑을 하는 모든 과정에는 금융거래를 필요로 한다. 또한, 보험이나 투자와 예·적금을 위해 상담사와의 통화나 은행을 방문하는 것도 종종 발생하는 금융서비스다. 그 모든 것을 이제 스마트폰 금융서비스 앱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 이전에도 PC 웹에서 그리고 홈뱅킹이라는 이름으로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금융서비스는 존재했다. 하지만, 모바일만큼 안정적이고 편리하지 않아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사용되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결제하고, 은행 잔고를 확인하고, 송금하는 것이 가능은 했지만, 보안을 위한 사용자 인증 과정이 번거로워 사용에 제약이 많았다. 즉, 모바일 이전의 인터넷 금융은 철저한 보안을 위해 까다로운 인증 절차가 발목을 잡아 사용성이 좋지 않았다. 쇼핑몰에서 물건 사서 결제 한 번 하려면 공인인증서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때 방화벽, 키보드 보안프로그램, 공인인증서 로그인, 해킹 방지 프로그램 등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에러가 많은 데다 1년마다 재설치하고 재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온라인 결제와 인터넷 뱅킹, 연말 정산 등을 할 때마다 불편을 야기하는 디지털 족쇄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핀테크 앱과 보안 인증 관련 앱들 덕분에 한 방에 이같은 불편이 사라지게 되었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물리적 신용카드 없이도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해주고, 각종 금융 핀테크 앱들 덕분에 은행에 가지 않고도 단숨에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니 되려 은행 여러 곳과 보험사를 돌아다니며 하던 종합금융서비스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즉, 토스 등을 이용해 여러 은행의 예·적금 내역과 카드들의 사용 내역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또한, 자산 내역에 따른 최적의 보험 상품이나 카드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처럼 인터넷 전문 은행 앱을 이용하면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과 함께 온전히 온라인만으로 기존 금융서비스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렇게 기술 기반으로 금융서비스의 혁신이 본격화된 지 10년이 훌쩍 지나고 있다. 2010년 초기에는 스마트폰이 갖는 PC와 다른 생체인증과 모든 개인이 저마다 한 대씩 개인정보를 담는 늘 휴대하는 단말기로 사용하는 특징 덕분에 핀테크서비스가 활짝 기지개를 켤 수 있게 되었다. 이후 국내에 데이터 3법 발의가 되면서 2020년 8월부터 마이데이터 산업이 가능해졌다. 이 신용 정보법 덕분에 금융권의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조회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실제로 토스 등의 금융 앱에서 여러 금융사에 흩어져 있던 자산 현황을 확인하고 송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2022년부터다. 그렇게 법적으로 금융 데이터의 공개와 자산 연결과 금융서비스의 접근이 수월해지면서 핀테크서비스가 만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기존의 아날로그 금융은 모바일과 결합하며 기술 혁신의 핀테크로 완성되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핀테크에 또 어떤 혁신이 가능할까? 바로 2023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ChatGPT가 핀테크 2.0의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ChatGPT는 금융서비스에 3가지의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준다. 첫째, 초개인화. 둘째, 초지능화. 셋째 대화형 UI다.
사실 금융 정보만큼 내밀한 개인정보도 없다. 월수입은 물론 자산 규모 그리고 매일 어디서 얼마를 쓰는지 모든 것이 금융 정보 속에 있다. 그렇게 쌓인 데이터는 그 양이나 질적 측면에서 기존에 우리의 검색어 이력 데이터보다 더 소중하고 복잡하다. ChatGPT를 가능하게 한 기술은 LLM(Large Language Model)로 방대한 언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과 추론에 탁월한 AI 모델이다. 시시각각 쌓여가는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이 LLM으로 분석해 각 개인에게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한마디로 초개인화된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한 셈이다. LLM은 정보를 요약하고 분류해 다양한 조합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한다. 스마트폰 핀테크 앱에 쌓인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LLM을 기반으로 분석하고 해석해 각 개인에 최적화된 맞춤 금융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한 셈이다.
또한,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답을 찾는 이 LLM은 초지능화된 금융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이상 거래 탐지와 신용 평가, 대출 심사, 각종 심사 서류와 계약서 관리와 시장 변동성 예측 등의 복잡한 금융 관련 분석과 예측 업무에 LLM이 활용될 수 있다. 이미 기존에도 빅데이터 분석이나 ML(머신러닝) 등의 기술이 금융업의 백오피스에 활용되었다. 마치 ChatGPT 이전에도 AI를 활용한 수많은 챗봇과 데이터 분석이 성행했지만, 압도적인 기술로 AI의 특이점이 온 것처럼 LLM 기반의 금융 백오피스는 기존에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만 같던 초지능화된 서비스의 구현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개인에 대한 금융 데이터 외에 공개된 SNS 데이터와 개인이 승인한 스마트폰 속 개인정보들 기반으로 LLM은 학습을 거듭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금융서비스 운영과 새로운 금융 상품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ChatGPT 기술에 있어 주목해야 할 점은 뒤의 GPT 기술이 아닌 앞의 Chat이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이다. 즉, AI를 대화 인터페이스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기술의 본원적 특징이다. 핀테크 1.0의 금융서비스는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며 사용하는 방식이었다면 핀테크 2.0은 대화 기반으로 바뀌게 된다. 즉 화면의 메뉴를 찾아다니며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대화창에 물으면 답을 제공하는 상담 방식이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사실 복잡한 금융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하는 최고의 방법은 전문 상담사와의 대화이다. 하지만, 비용 문제로 인해 그런 상담사는 일부 VIP 고객에게만 제공할 수 있다. 그런데, LLM으로 구현된 AI는 그런 고급의 전문 금융상담서비스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게 모바일에 이은 AI로 혁신한 핀테크는 무엇이 다를까? 기존 은행에서 사용하던 금융서비스와 모바일에서 이용하는 금융의 다른 점을 생각해 보면 된다. 은행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적은 리소스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 고객은 24시간 손안에서 수많은 계좌와 카드의 사용 이력과 금융 상품 검색과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AI로 혁신적인 핀테크 2.0은 금융사와 고객에게 보다 선진적인 금융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결제와 금융거래 및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떤 기기에서든, 어떤 앱에서든 나만의 AI 금융 비서가 상황에 맞는 적절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주게 될 것이다. 이상 거래가 있을 시 이를 포착해 AI가 카드사와 개인에게 즉시 알려줄 뿐만 아니라, 즉각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해 줄 것이다. 또한, 소비 패턴을 분석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거나, 적절한 투자 상품을 추천해 자산 증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게, AI 금융 비서는 사용자의 금융 건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재정적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금융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했던 초개인화된 맞춤형 금융 관리를 해줄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사용자의 재정 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대출 상품을 추천하거나, 적절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 이는 금융서비스의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든다. 물론 금융업 관점에서도 AI로 인해 금융서비스는 더욱 자동화와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다.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금융 업무를 AI가 자동으로 처리함으로써, 금융기관은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대출 심사 과정에서 AI가 신청자의 신용도를 즉시 평가하고, 필요한 서류를 자동으로 검토함으로써, 대출 승인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이는 고객에게는 더 빠른 서비스 제공을 의미하며, 금융기관에는 더 많은 고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AI와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금융 안전성을 크게 강화할 것이다. AI는 실시간으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잠재적인 사기 행위를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사후 대응 방식과 달리, 사전 예방적 대응이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I는 사용자 계정에서 의심스러운 활동이 감지되면 즉시 경고를 발송하고, 계정을 잠그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금융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고객의 자산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향후 AI 기반 핀테크 2.0은 금융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초개인화된 금융서비스 제공, 금융 접근성의 혁명, 서비스 자동화와 효율성 강화, 그리고 금융 안전성의 향상 등은 모두 AI 핀테크의 주요 혜택이다. 이러한 혁신은 금융기관과 고객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며,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금융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앞으로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핀테크 산업은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우리의 금융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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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 테크라이터
기술이 우리 일상과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기업의 BM 혁신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