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킬링은 새로운 기술 시대에 걸맞은 직무 역량을 키우기 위한 일련의 시스템이자 프로그램을 일컫는 개념입니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의 빠른 변화와 그에 따른 자동화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과 기업에서 요구하는 업무 역량이 변하고 있습니다. 업스킬링은 이런 경제 • 사회적 변화에 따라 근로자 개개인이 각자 필요로 하는 업무 역량을 습득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근로자 개인의 입장에서 업스킬링은 직업 안정성 유지에도 도움을 줍니다. 일터와 시장이 원하는 최신 IT 기술을 취득하고 자신의 능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자동화의 쓰나미에서 자신의 일자리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업스킬링 없이 기존의 업무 패턴이나 지식수준을 유지한다면 경쟁력 측면에서 쉽게 도태되어 경력 발전과 고임금의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업스킬링은 중요합니다. 근로자들의 업무 능력과 일자리 안정성은 기업의 이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성장과 변화의 흐름을 선도하고 혁신하기 위해 기업과 근로자들은 항상 흐름을 파악하는 한편 때론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트렌드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업스킬링은 이러한 기업의 경쟁력 향상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게 해줍니다.
나아가 업스킬링은 단순히 개인과 기업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경제 전반이 활력을 띈다는 측면에서 정부 입장에서도 업스킬링은 필수입니다. 더 높은 기술 수준을 가진 노동력은 보다 전문화된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전문화된 직업은 경제에 더 많은 가치를 더해줍니다. 기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구직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이는 실업률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 변화에 따른 직업의 소멸을 막고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직무 혹은 직군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노동 시장의 불평등이 줄고 사회 전반의 안정성과 복지까지 강화된다는 점에서 업스킬링은 공익적 목적을 위해 장려되고 촉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업스킬링이 실제 업무 현장에 적용된 사례는 아마존, AT&T, 월마트 등 주요 리테일과 테크 기업들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아마존의 사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012년에 시작된 아마존의 Career Choice 프로그램은 파트타임 직원들이 직무 능력을 전환하고 키우기 위한 기술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마존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학사 학위 및 각종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수강료 등의 재원을 제공합니다.
콘텐츠의 주제는 인공지능, 영어, 의료, 운송, 정보 시스템, 데이터 분석, 커리어 코칭 등 실제 현장에 필요한 최신 지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커리어 코칭 분야에 대해서는 미국의 교육 기업 Kaplan과 협력해 커리어 코칭뿐 아니라 대학 진학 상담 및 향후 진로 방향을 돕습니다. 특히 아마존이 파트너십을 맺은 교육 기관을 소개할 뿐 아니라 버라이즌, 스펙트럼 등 아마존이 아닌 다른 기업들로의 취업 정보까지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참여자 입장에서 열려 있고 성장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음 그림은 아마존 Career Choice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주요 항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 사례는 미국의 대표적인 통신 기업 AT&T입니다. 전통적인 유무선 통신업뿐 아니라 인공지능, 자율주행,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 등이 빠르게 개발되고 도입되는 시장이므로 업스킬링은 AT&T에게 필수입니다. AT&T의 'Future Ready' 재교육 이니셔티브는 대표적인 AT&T의 업스킬링 프로그램입니다.
기본적으로 Future Ready는 4가지 키워드 즉 기술 (Technology), 지속성 (Sustainability), 학습 (Learning), 복지 (Wellbeing)로 요약됩니다. 이를 풀어 설명하자면 근로자들에게 신기술을 학습시켜 직무 지속성과 복지 향상을 돕겠다는 방향성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세부적인 면에서 AT&T의 'Future Ready' 이니셔티브는 신기술이 필요한 직무에 약 10만 명의 직원을 교육하기 위해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직원들은 온라인 코스, 코세라 (Coursera), 유다시티 (Udacity) 및 파트너 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직무 전환을 원하는 직원들을 위한 커리어 센터도 포함됩니다. 다음 그림은 AT&T가 근로자 개인과 조직이 갖춰야 하는 12가지 직무 역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AT&T 의 업스킬링이 지향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업스킬링 사례는 미국을 대표하는 리테일 업체 월마트입니다. 아마존의 거센 성장에 맞서기 위해 월마트는 기술 변화를 내재화하고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노력 중 하나가 바로 ‘월마트 아카데미’라는 이름의 업스킬링 프로그램입니다. 월마트 아카데미는 2016년 운영을 시작했으며 약 15만 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본 프로그램을 이수했으며 2022년에는 약 5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월마트 아카데미의 특징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시설이 상당하는 점입니다.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월마트의 특징을 살려 아카데미 장소 또한 200여 개 이상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몰입형 교육 콘텐츠가 월마트 아카데미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입니다.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등의 몰입형 기술이 콘텐츠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아카데미 교육생들은 한정된 시간에 효율적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월마트 근로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매장 관리 인력에게 적합한 훈련 방식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업스킬링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근로자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러나 이를 실제 적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업스킬링 프로그램은 일정 비용이 들고 근로자들이 업무에서 벗어나 교육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므로 생산성 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업스킬링에 참여하는 일부의 직원들은 신기술을 배우거나 변화하는 작업 방식에 저항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태도를 취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특성으로 기술 변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들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같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한 업스킬링 기회가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최신 기술이 필요한 일부의 근로자들에게만 업스킬링이라는 이름의 혜택이 주어지고 업스킬링의 기회를 갖지 못한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이를 일종의 차별로 여길 수 있습니다. 최신 기술을 다룬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며, 업스킬링의 효과가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아 성과를 가시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업스킬링 적용 시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는 “인류의 발전은 도구의 발전이다”라는 명언이 등장합니다. 원시 시대 유인원이 먹이를 잡을 때 사용하던 막대기가 시간이 흘러 현대에 인공위성이 되는 발전상이 이 영화에서는 흥미롭게 묘사됩니다. 인류의 발전 자체가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의 발전에서 기인한다는 인사이트를 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업스킬링은 도구의 발전을 돕는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근로자 개인의 발전, 기업의 발전, 국가의 발전이 업스킬링에서 시작됩니다. 따라서 최신 기술에 대한 학습과 인공지능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기업과 정부는 업스킬링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1] https://hbr.org/2022/07/its-time-to-reimagine-employee-retention
[2] https://www.weforum.org/impact/reskilling-revolution/
[3] https://www.zippia.com/advice/ai-job-loss-statistics/
[4] https://careerchoice.amazon/
[5] https://www.business.att.com/learn/articles/transforming-into-a-future-ready-workplace.html
[6] https://corporate.walm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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