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즈음 유튜브에 강아지처럼 네 개의 다리가 달린 4족 로봇과 사람처럼 두 다리가 달린 2족 로봇이 산속을 안정적으로 걸어 다니는 영상이 공개되며 화제가 되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회사의 스팟과 아틀라스라는 이름의 로봇이었다. 장애물과 지형 변화가 높은 산 속을 균형 잡으며 걸어 다니는 모습에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를 받았다. 이후 팬데믹을 맞이하면서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레스토랑에 사람 대신 음식을 실어 나르는 로봇이나 캠퍼스 혹은 일부 건물 내에서 배달하는 로봇들을 우리 일상 속에서 보고 있다. 또한, 테슬라와 현대자동차 그리고 로봇 스타트업들이 사람처럼 생기고 대화도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발표하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다. 과연 로봇공학은 어떻게 최근 10년간 이렇게 놀랄만한 변화와 발전을 하게 된 것일까?
1960년대부터 산업용 로봇이 제조업 현장에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이때의 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에 적용해 대량생산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었다. 이후 1980년대 후반부터 센서와 제어 기술의 발전으로 조립, 용접, 도장 등 보다 복잡한 작업 수행이 가능해졌다. 그 과정에서 로봇은 자동화의 첨병으로 인류를 공장 노동에서 해방해 주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지능형 서비스를 위한 로봇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가정용 청소로봇, 반려로봇, 교육/의료 보조 로봇이 등장했다. 기존의 로봇이 공장에만 머물렀다면 사무실이나 가정과 같은 공간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하지만, 로봇의 구조는 작업 특성에 맞게 최적화되어 다리가 달리거나, 서서 걷거나, 인간의 신체를 모방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이 로봇들은 정해진 작업만 수행할 뿐 다양한 작업을 다재다능하게 수행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물론 인간과의 상호작용 능력도 부족했다.
로봇산업에 특이점이 온 것은 로봇의 구조가 자연 생태계 속 동물이나 인간을 닮아가고, 수행하는 작업이 한 가지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학습해 다양해지고, 작동 방식도 인간의 명령을 인지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부터다. 실제 2015년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었던 4족 로봇을 선보인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등장은 그런 특이점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이 기업은 2013년 12월 13일에 구글에 인수되었고, 이후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이 인수했고, 다시 2021년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했다.
사실 이 로봇들이 동물이나 사람의 모습을 닮았고 동작도 자연스러워서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점 하나만으로 특이점이 왔다고 볼 수는 없었다. 이들 로봇의 작동 방식은 프로그래밍을 통해 엔지니어가 일일이 직접 수동 조작해 컨트롤해야 했고, 상업적 활용처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2023년 ChatGPT 열풍 속에서 한 인공지능 전문가가 ChatGPT를 스팟에 탑재해 대화를 나누는 2분짜리 영상이 공개되면서 AI로 인해 로봇의 사용성과 활용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실제 이 가능성은 현실이 되었다. 지난 3월13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제조 스타트업인 피겨AI(Figure AI)는 OpenAI와 협업해 만든 '피겨01'이라는 AI 로봇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 AI 로봇은 엔지니어가 프로그래밍을 해서 작동되는 것이 아닌 사람과 음성 대화를 하면서 실시간으로 내린 명령에 반응해 작업을 수행한다. "테이블 위에 무엇이 보이냐?"고 물으면 "사과와 컵과 접시가 담긴 식기건조대 그리고 테이블 앞에 서 있는 당신이 보인다"고 대답한다. "먹을 것을 달라"고 하면, 사과를 집어 건네고 "왜 사과를 주었는지" 물으면 "테이블에 있는 유일한 음식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또한, "식기들을 어디에 옮겨야 할 것 같냐?"는 질문에 "식기 건조대에 들어가야 한다"고 답을 한다.
피겨01은 로봇이 직접 보고 들으면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해 행동한다. 또한, 로봇이 수행한 작업을 기억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말하면서 동시에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게 생성형 AI를 가능하게 한 LLM(Large Language Model)이 로봇이라는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우리가 사는 현실계로 본격 출현할 날이 머지않았다. 테슬라는 2023년 9월에 옵티머스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했고, 12월에는 옵티머스 2로 더욱 동작이 빨라지고 자연스러워진 로봇을 발표했다. 이 로봇에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인 X.AI의 AGI가 탑재된다면 사람과 비슷한 크기와 몸무게의 외형을 가지면서 사람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가진 인간형 로봇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인터넷 가상계에만 머물던 AI가 우리가 사는 물리적인 현실계에 실체를 가지고 들어오고 있다. 인터넷이 아닌 현실 속에서 사람처럼 눈과 귀 그리고 입을 가지고 세상을 배우면서 학습하는 AI 로봇(Embodied AI) 산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로봇은 인간이 작업하는 모든 작업장에 들어가 인간보다 더 나은 지능과 체력을 가지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는 전 세계 산업 구조와 노동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이렇게 로봇이 꾸준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은 로봇 제어와 자율 동작을 가능하게 해준 고성능 컴퓨팅 파워와 센서 및 액추에이터 기술의 고도화이다. MEMS, 광학, 압전 등 다양한 센서 기술의 발전 덕분에 로봇이 전방위의 환경 감지 능력이 강화되었고, 고출력 전기 모터와 서보 모터와 스테퍼 모터 기술 덕분에 정밀한 제어 성능이 향상될 수 있었다. 특히 평면, 구면, 관절형 등 다양한 형상의 모터 개발 덕분에 로봇 설계의 유연성이 높아져 로봇의 형태나 작업 특성에 최적화된 구동이 용이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지난 10년의 로봇공학에 특이점이 온 가장 큰 요인은 AI 기술 혁신 덕분이다. 기계학습, 딥러닝 등의 AI 알고리즘의 고도화로 로봇의 인지, 판단, 제어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특히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그리고 최근의 LLM, LMM(Large Multimodal Model), LAM(Large Action Model) 등의 특이점이 온 AI는 로봇의 환경 이해와 인간과의 상호작용 수준을 높여주었다. LLM은 인간의 언어와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고, LMM은 우리가 사는 현실의 사물과 현상을 보고 듣고서 인식할 수 있게 했고, LAM은 로봇이 행동할 수 있게 해주었다. 게다가 이제는 그런 로봇에 AI chip이 내장되고 SLM(Small Language Model)이 탑재되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 2차 전지와 에너지 하베스팅 등의 혁신적 에너지 공급 기술 덕분에 보다 장시간 자율 운용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처럼 최근 1~2년간의 AI 기술은 로봇공학에 특이점을 가져다주고 있다.
2010년대 IT 기술은 딥러닝 등의 AI가 본격 등장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이때 로봇산업 역시 혁신의 물꼬가 터졌다. 시각,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등의 분야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로봇의 지능과 자율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로봇에 탑재된 AI는 방대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환경을 인식하고 최적의 동작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율주행차로 테슬라가 자동차에 AI가 탑재되었을 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로봇산업은 AI 기술의 통합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AI 도입 이전, 로봇들은 주로 제조업에서 자동화된 작업을 수행하며, 프로그래밍된 지시에 따라 한정된 작업만을 실행했다. 그런 로봇에 AI의 도입은 보다 다양한 작업을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즉, AI 덕분에 로봇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복잡한 상황에 대응하며,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자율 주행 차량, 의료 로봇, 가정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AI 기술은 로봇의 가격을 낮추고 활용도를 높여 로봇산업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물론, 사람과 협업하며 복잡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수확이다. 기존 로봇은 단독 작업을 수행하지만 지능형 로봇의 장점은 사람과 코웍하며 함께 작업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인간의 능력이 증강되고 로봇이 완전하게 수행할 수 없는 작업을 온전히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인간과 함께 로봇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도 부가적인 이득이다. 덕분에 우리 일상 속 주변에서 이들 로봇을 만나게 될 기회가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2년간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와 인건비 절감 등으로 인해 배달로봇, 방역로봇, 조리로봇 등이 늘었다. 우리 삶의 공간에 로봇이 들어오려면 안전이 가장 중요한데 정밀 모터와 AI 덕분에 보다 안전성이 강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 로봇에서 이제 함께 사는 로봇으로의 진전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즉, AI가 단순한 디지털 존재에서 벗어나, 물리적 현실에서 인간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Embodied AI'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진화는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산업 구조를 혁신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보는 것을 같이 보고, 듣는 것을 같이 들으면서 상호작용하고 학습하며 보다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갖춰가고 있다.
이미 ChatGPT를 가능하게 한 AI 기술을 보면 기존의 AI와 달리 뭐든 다 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알 수 있다. 코딩, 번역, 수학, 요약, 다양한 생성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팔방미인의 기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AI가 현실계에서 실체를 가지고 행동하며 보고 들으며 배우면 그 AI는 가상 속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다재다능함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단, 그런 AI가 실제 현실 속에서 인간처럼 다양한 작업을 수행해 내려면 로봇의 구조도 인간을 닮아야 한다.
즉, 인간형 로봇, 즉 휴머노이드 로봇은 AI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로봇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외형과 움직임을 가지고 있어, 인간과의 상호작용과 협업에 최적화된 형태이다. 즉, 인간의 생활 공간과 환경에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고, 이는 로봇이 인간의 일상생활 공간 내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더욱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작업 환경에 손쉽게 적응할 수 있다. 인간을 위해 설계된 도구, 장비, 공간 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로봇의 작업 범위를 크게 확장하고, 인간과 로봇 간의 협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함께 제조 라인에서 작업하거나, 위험한 환경에서 인간을 대신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별도로 로봇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 인간이 작업하는 기존 공간과 구성물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 나아가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움직임을 모방하고 학습함으로써, 보다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인간의 운동 능력과 감각 기능을 로봇에 구현함으로써, 섬세한 작업이나 복잡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기존에 인간이 사용하던 모든 시설물과 도구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인간이 작업하던 모든 공간에서 인간을 대처하거나 함께 하며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로봇의 활용 영역은 더욱 확대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이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해 '모바일 알로하(Mobile ALOHA)'라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 연구팀이 논문을 출판하기 전에 아카이브(arXiv)라는 논문 발표 사이트에 연구 자료를 게재했고, 유튜브를 통해 모바일 알로하의 동작 장면을 공개했다.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대형 배터리를 내장한 채 무선으로 움직이는 양팔을 가진 투박한 로봇이 옷을 개고, 그릇을 닦고, 요리하며, 청소하는 등 웬만한 사람이 하는 가사 노동을 곧잘 따라 한다. 그 동작 장면이 얼마나 다양한 일들을 훌륭하게 해내는지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 정도다.
그런데 더 놀랄만한 것은 이 로봇이 무려 3만 2천 달러(대략 4천만 원) 수준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누구나 공개된 논문의 정보를 기초로 재료를 구매해서 이 로봇을 만들고, 이 로봇을 작동하는 데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을 가져다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누구나 4천만 원만 투자하면 이와 같은 로봇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 로봇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이다. 이 로봇이 이렇게나 다양한 일을 사람처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공지능 SW가 이 로봇의 핵심이다. 그 인공지능은 모방학습이라는 방식으로 학습을 한다. 로봇 뒤에서 사람이 두 팔을 가지고 로봇을 직접 작동시켜서 로봇을 학습시키는 것이다. 일례로 셔츠를 옷걸이에 걸고 단추를 잠그는 동작을 사람이 로봇 뒤에서 로봇 팔을 잡고 50여 차례 반복적으로 수행하면 로봇의 인공지능이 이를 학습해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다. 성공 확률은 당연히 학습을 많이 하면 할수록 늘어난다. 대략 50차례 학습을 시키면 85% 성공률로 따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학습을 시키면 우리 인간이 하는 수많은 일상 속의 잡무를 대신할 수 있다. 이는 단순 가사 노동을 넘어 다양한 작업장에서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다. 로봇에 동력을 높여서 파워를 증강하면 공장에서 인간의 신체 한계로 할 수 없는 것까지 시킬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은 불과 3명이 이 로봇을 개발해 영상 속에서는 수십 개의 작업을 하는 장면을 학습시켰다. 만일 공개된 오픈소스 기술을 이용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이 로봇에 모방 학습을 시킨다면 이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의 종류는 수천 아니 수만 가지가 될 것이다. 그렇게 로봇의 인공지능은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인간도 혼자서 하지 못했던 수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는 슈퍼 로봇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로봇의 모습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진화할 것이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라는 로봇은 사람과 흡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 2021년 테슬라의 AI 데이에서 발표된 휴머노이드 로봇은 초기만 해도 실제 제품을 보여주지조차 못했다. 실제 시제품을 보여준 것은 2022년인데 이때만 해도 미완성의 제품으로 어색한 움직임에 제대로 걷지조차 못했다. 완전 외장마감이 된 상태로 공개된 것은 2023년 5월 이후로 1세대라 불릴만한 제품이 발표되었다. 물건을 옮기고 요가 자세를 취하며 훨씬 자연스러워진 동작을 선보였다. 지난 2023년 12월에 발표된 2세대가 되어서야 상반신의 동작이 빨라지고 자연스러워졌으며 1세대보다 걷는 속도도 30% 증가하였으며 목과 발 등에도 관절이 추가되면서 훨씬 사람에 가까운 보행 동작과 고개를 숙이거나 돌리는 등의 미세한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특히, 무게는 10kg 가벼워졌고 손가락 끝에 촉각 센서를 장착해 정밀한 손동작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사람의 모습을 띤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격을 무려 2만 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3년 이후에는 정말 우리 일상 속에 이런 로봇을 만날 날이 머지않았다. 게다가 이 로봇에 모바일 알로하의 AI 등이 탑재된다면 더욱 이 로봇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해질 것이다. 산업용 로봇과 달리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신체를 닮아 사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수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이 자동차보다 저렴해서 다양한 장소에서 인간을 돕거나 대신해 인류를 노동에서 해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그 해방이 경제적 자유가 아닌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회적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 만큼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술적 측면 외에도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로봇과 인간의 상호작용은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예술,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의 분야에서도 새로운 창작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윤리적, 사회적 질문을 제기한다. AI 로봇의 결정과 행동이 인간 사회에 미칠 영향, 기술 접근성과 경제적 불평등 문제 등은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즉, AI가 단순한 디지털 존재에서 벗어나, 물리적 현실에서 인간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Embodied AI'로 진화하면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윤리적, 사회적 질문을 제기한다. AI 로봇의 결정과 행동이 인간 사회에 미칠 영향, 기술 접근성과 경제적 불평등 문제 등은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AI 로봇의 발전은 데이터 보안, 프라이버시 침해, 노동 시장 변화 등 여러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사회적 대응으로, AI 윤리 규정과 정책의 수립, 교육 시스템의 강화, 고용 안정성 확보를 위한 법적 대책이 요구된다. AI 로봇은 생산성과 편의성 증대에 기여하는 한편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로봇공학 초기에는 단순노동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제는 고난도의 복잡한 노동마저도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음으로 AI 로봇이 무분별하게 수집한 데이터로 인한 사생활 침해와 보안 이슈, 빅브라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해킹으로 로봇이 오작동하거나 AI에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해 나타날 할루시네이션도 심각한 사회 안전을 해칠 걱정거리다. 더 나아가 AI 로봇이 내리는 판단의 윤리성, 책임 소재 문제도 남아 있다. 로봇의 잘못된 의사결정이 AI의 문제인지, 인간이 학습시킨 데이터의 편향성 문제인지, 기계적 오류인지 등의 판별이 어렵고 그로 인한 사회적 차별이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기술혁신과 함께 사회 안전망 확충, 윤리 규범 정립에도 힘써야 한다.
또한, 인간과 유사한 외형을 가진 로봇이 가져올 수 있는 심리적, 사회적 영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로봇들이 인간의 동료, 돌보미, 심지어는 친구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 간의 관계와 커뮤니티 구성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사람들은 로봇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며, 이는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새로운 차원을 추가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면서 인간의 고립감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으며, 인간성의 재정의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 로봇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나 감정적 연결이 심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어린이나 노인처럼 취약한 계층에서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인간과 유사한 로봇의 법적, 도덕적 지위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로봇이 인간처럼 행동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그들에 대한 적절한 권리와 의무의 부여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 로봇의 권리와 인간의 권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관리할 것인가는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될 것이다. 나아가 AI 로봇의 자율성이 높아지면서, 인간의 통제 능력과 로봇의 자유의지 간 균형을 찾는 것도 중요한 화두이다. 로봇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가치관과 윤리 기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한 규제와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결국 AI 로봇은 인류에게 혜택과 위험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양날의 검과 같다. 기술 발전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리적 규범, 법적 규제, 교육과 홍보 등 다각도로 접근하여, 인간이 AI 로봇 기술을 주도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처럼 AI 로봇 시대를 맞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낙관론이나 비관론이 아닌, 인간 중심의 균형 잡힌 시각이다. 윤리적 기준을 견지하면서도 기술혁신의 긍정적 힘을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인간과 로봇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인식 전환과 사회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적용 과정에서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포괄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기술 개발자, 정책 입안자, 산업계의 리더, 그리고 일반 대중까지 모두가 이 기술적 변화의 방향과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이는 기술이 인류의 복지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다. Embodied AI의 등장은 인간의 역할과 기계의 역할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를 변화시키고 있다. 로봇이 인간과 공존하며, 보다 높은 수준의 지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는 매우 흥미롭지만, 이와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 자율성, 그리고 노동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요구한다. AI 로봇의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이들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이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선도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과 정책이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가져왔다. Embodied AI의 경우, 이는 특히 인간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에 대한 고민과 준비는 더욱 심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정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복지와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최종적으로, Embodied AI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산업과 경제를 혁신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모든 인간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 윤리적 고민, 그리고 사회적 대화가 필수적이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술의 순기능은 극대화하고 역기능은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지현 | 테크라이터
기술이 우리 일상과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기업의 BM 혁신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