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등장 이후 최대 화두가 되는 건 단연 생성형 AI입니다. 챗GPT의 개발사 오픈AI는 챗GPT를 출시하고 나서 5일 만에 사용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죠. 사용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는 데 넷플릭스가 3.5년 걸리고 페이스북이 10개월 걸린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입니다.
생성형 AI인 챗GPT가 이렇게 열풍을 일으키니 전 세계가 생성형 AI 개발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빅테크 기업부터 일반 IT대기업, 스타트업까지 모두 생성형 AI를 개발하느라 분주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성형 AI 개발 전쟁의 서막이 올린 지 1년이 되어가는 지금, 생성형 AI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그리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 기업들은 어떤 차이를 보일까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그 내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MS – 오픈AI
생성형 AI 개발 경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건 마이크로소프트(MS)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죠. 사실 MS는 챗GPT가 출시되기 전부터 오픈AI에 조금씩 투자를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챗GPT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 금액을 늘려 현재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챗GPT는 MS의 자금력 아래에서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오픈AI의 CEO 샘 알트먼은 현재 GPT-4에서 차세대 모델 GPT-5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GPT-5는 GPT-4보다 훨씬 발전된 모델로 인공 일반 지능이라 불리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겨냥하고 있죠. MS와 파트너십을 맺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한편 MS는 자체 생성형 AI 개발을 시작해 오픈AI와 은근한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MS는 챗GPT를 자사 검색엔진인 빙에 접목하여 생성형 AI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오픈AI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자 MS가 견제에 나서기 위해 자체 생성형 AI를 개발한다는 견해가 존재하는데요. 이 때문에 MS는 1500명에 달하는 연구원들에게 “오픈AI의 GPT보다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규모가 더 작고 운영 비용도 적게 드는 생성형 AI를 개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동시에 MS는 자사가 갖추고 있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생성형AI서비스인 '코파일럿’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인프라에 적용시키는 건데요.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에 코파일럿을 적용한 애저용 코파일럿, 엑셀 등 오피스 제품에 적용한 오피스 코파일럿, 검색엔진 AI챗봇에 적용한 빙챗 코파일럿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에 코파일럿을 적용하여 전 세계 사용자들의 코파일럿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거죠. 실제로 MS는 얼마 전 MS 오피스 제품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MS 365 코파일럿'을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MS는 2024년을 AI PC의 해로 선포하고 PC와 모바일에 코파일럿 접근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PC 키보드에 ‘코파일럿 키’를 배치할 예정입니다. 이 코파일럿 키가 MS의 생성형 AI 시장 점유율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건 말할 것도 없죠.
구글
챗GPT 등장을 가장 경계하는 건 바로 구글입니다. 챗GPT가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을 뺏어와 구글을 대체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에 구글에서는 한때 ‘코드 레드’를 선포, 즉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직원에게 알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구글에서는 더욱 생성형AI 개발에 박차를 가했는데요. 챗GPT 등장 3달 만에 구글은 AI챗봇 ‘바드(Bard)’를 선보였습니다. 초기에는 다소 성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으나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현재는 챗GPT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발전된 상황입니다.
이 외에도 구글은 하나 더 초강수를 두었어요. 작년 말에 새로운 모델을 발표한 건데요. 바로 ‘제미나이(Gemini)’입니다. 제미나이는 멀티모달로 설계된 차세대 AI모델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까지 이해할 수 있고 수학 문제를 풀거나 추론 능력을 갖췄습니다. 특히 이 모델은 성능이 뛰어난 걸로도 유명한데요. 대규모 다중 작업 언어 이해(MMLU) 부분에서 AI 최초로 사람(89.8%)을 뛰어넘는 성능(90.0%)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또 텍스트 추론 등 AI의 성능을 평가하는 32개 지표 중 30개 항목에서 GPT-4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건 알겠는데, 제미나이는 어떤 기능을 갖고 있을까요? 앞서 제미나이가 멀티모달로 설계되었다고 언급했는데요. 멀티모달은 텍스트, 이미지, 영상,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로 입력하더라도 AI가 이를 이해해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개념을 말합니다.
제미나이의 가장 두드러진 기능이 바로 이 멀티모달입니다. 실제로 오리를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면 이러한 시각 정보를 취합해서 그려진 것이 오리라는 사실을 추론해내고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람의 모션을 보여주면 그것이 어떤 영화에 나온 모션인지 추론해낼 수 있습니다. 구글은 이와 같은 제미나이를 바드에 적용하면서 더욱 강력한 생성형AI를 탄생시켰습니다. 구글은 MS에 비해서 생성형 AI 개발 및 투자에는 다소 늦었지만, 제미나이라는 아주 강력한 무기를 앞세워 경쟁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고 있습니다.
메타
메타 역시 다소 생성형 AI 개발 경쟁에 늦게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7월, 자체 LLM인 ‘라마2(Llama 2)’를 공개했습니다. 라마2는 타 생성형AI와는 달리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됐습니다. 즉 차별화를 하려는 나름의 전략을 구사한 거죠. 동시에 메타가 가진 강점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메타의 강점이라면 SNS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는 건데요. SNS와 SNS 내 광고 그리고 AI를 접목시키기로 했습니다.
메타의 주 수입원은 광고입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광고 수입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메타는 광고 수입을 더 늘리기 위해 SNS를 활용한 광고, 마케팅 기반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강화하는 거죠. 바로 메타 AI라는 AI 비서 서비스를 만들어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왓츠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그리고 메타 AI는 앞서 설명한 라마2가 적용되었습니다. 이로써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메타의 AI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고 AI마케팅 도구를 통해 마케팅 캠페인과 광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메타는 전 세계 수많은 사용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SNS 서비스, 최고 빅테크 기업인 MS와의 연합을 통해 뒤늦게 생성형 AI 경쟁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습니다.
네이버
국내 IT기업의 대표주자인 네이버는 생성형 AI 개발에 가장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챗GPT가 등장하자 부랴부랴 ‘하이퍼클로바X’라는 서비스를 런칭했고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AI챗봇 서비스인 ‘클로바X’를 선보였습니다. 하이퍼클로바X는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취지로 개발됐는데, 자체 데이터만 있다면 하이퍼클로바X와 결합하여 사용자 니즈에 맞는 응답을 즉각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이퍼클로바X는 출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챗봇에 적용되어 문서만 있다면 누구나 높은 성능의 챗봇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고, 리뷰 키워드를 자동 추출하여 기존의 키워드 추출에 소요되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 최근에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인 ‘큐:(Cue:)’를 선보이면서 국내 기업 중 가장 활발하게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 출시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카카오는 ‘코-GPT’라는 챗GPT의 한국어 버전을 앞세웠습니다. 챗GPT의 문제점 중 하나는 한국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종종 엉뚱한 대답이 나온다는 건데요. 코-GPT는 이러한 챗GPT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출시되었습니다. 제시된 한국어를 사전적, 문맥적으로 이해하고 사용자의 의도에 맞춘 문장을 생성해 제공해내는 거죠. 또 대국민 앱인 카카오톡과 연계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비즈니스 서비스와 AI서비스를 함께 활용한다면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란 계산이죠.
삼성SDS
삼성SDS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기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번 CES2024에서 기업용 생성형AI 서비스를 '패브릭스'를 발표한 건데요. 패브릭스는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 지식 자산, 업무 시스템 등 IT 자원을 클라우드에 모아 생성형 AI와 결합하게 한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즉 패브릭스를 통해 기업의 모든 업무 시스템을 쉽고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거죠. 삼성SDS는 이를 통해 B2B 생성형AI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입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중에선 MS가 가장 빠르게 생성형 AI 개발 및 투자에 뛰어들었고 MS가 보유한 인프라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빅테크 기업들 역시 챗GPT 등장 이후 일찌감치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들어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견주어 국내 기업들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보다 시장에 매력도를 높인 생성형 AI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거듭날 것을 기대해 봅니다.
참고자료
[1] https://www.ddaily.co.kr/page/view/2024010701372247008/
[2] https://korea.googleblog.com/2023/12/blog-post_652.html/
[3] https://ai.meta.com/llama//
[4] https://www.ncloud.com/solution/featured/hyperclovax/
[5]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31213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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