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개인·가족이 머물면서 관계를 쌓고 소통하며 자신만의 영역에서 정신적 세계관을 형성해가는 생활·거주 공간입니다. IoT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활·거주 공간의 개념이 집에서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가전업체의 TV 광고에서는 조깅을 하던 중 집에 가까워지면 "에어컨을 작동시킬까요?"라는 안내 문구가 웨어러블 기기(스마트 워치)를 통해 보여지고 가전제품이 자율화 기능을 통해 작동하기 시작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적절한 실내 온도로 냉난방을 해 놓거나 기상 시간에 맞춰 커피를 내려주는 등의 홈 IoT 서비스는 이제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홈 IoT는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AI 스피커-가전제품-자동차-병원' 등 일상생활이 연결되는 '라이프(Life)형 IoT'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즉 기존 집안에서의 기기 연결을 벗어나 '홈-자동차-업무 공간-병원-쇼핑' 등을 아우르는 초연결성을 띄면서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홈 IoT는 1980년 '홈 오토메이션(Home Automation)'이라는 개념으로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집안의 월패드를 통한 난방장치 조정 및 현관문 모니터링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 형태입니다. 단순 제어로 시작한 홈 IoT는 기술 향상을 거듭하며 [그림 1]과 같이 현재 4세대 모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1세대(홈 오토메이션) → 2세대(홈 네트워크) → 3세대(스마트 홈) → 4세대(인텔리전트 홈)를 거치는 동안 통신 기술 역시 집안의 유선망에 의존하는 초기 형태에서 근거리 무선망과 이동통신망을 활용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현재 우리는 AI 기반의 자율제어 기술이 생활 공간의 스마트화를 넘어 인텔리전트 홈으로 변모시키는 과정을 몸소 체험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과 APAC(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홈 IoT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홈 IoT 시장 성장에 따라 APAC는 2023년부터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AI 기반의 자율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진정한 초연결 시대의 홈 IoT를 위해서는 기기 간의 자율 제어가 요구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은 기기별로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는 없고 중간에서 매개체 역할을 할 기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AI 스피커가 대표적인 매개체로 아마존의 에코(Amazon Echo), 구글의 네스트(Google Nest), 애플의 홈팟 미니(Apple HomePod mini)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업체별로 AI 스피커에 적용하는 통신 기술이 다르면 가전 및 IoT 기기 제조사는 각기 다른 버전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이를 타개하고자 최근 아마존, 구글, 애플, 삼성 SmartThings 등이 참여한 표준단체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의 스마트홈 워킹 그룹에서 매터(Matter)로 명명한 스마트홈 통신 표준 규격을 발표했습니다. 매터에서 수립한 표준을 기반으로 모든 홈 IoT 플랫폼, 가전 업체들은 동일한 통신 기술을 적용하게 됩니다. 앞으로 소비자는 스마트폰처럼 구글과 애플의 각기 다른 OS 특성을 고민할 필요 없이 어떤 홈 IoT 제품을 구매해도 자유로운 연결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글로벌 홈 IoT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은 전 세계 홈 IoT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AI 스피커 사용자의 대부분은 음성 명령으로 인터넷 검색, 음악 듣기, 날씨 확인, 알람 설정 등을 이용하며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아마존 온라인 쇼핑몰 회원은 아마존의 AI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물품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2019년 기준 AI 스피커 사용자의 15%가 매달 정기적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해 인터넷 쇼핑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스피커를 통한 병원 진료 예약, 약 처방전의 약국 전송, 회의실 예약 등 다양한 대화형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에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 구글, 애플은 홈 IoT 플랫폼 시장의 선두주자입니다. 홈 IoT 플랫폼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아마존은 모든 일상생활이 연결되는 라이프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대항마인 구글 역시 ‘Google Everywhere SVC - Helpful Home’을 모토로 홈 IoT 플랫폼을 구축하려 합니다.
이와 같이 빅테크 기업들은 기존 비즈니스 영역인 이커머스, 온라인, 웨어러블 등에 다양한 형태의 홈 IoT 서비스를 접목하여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일상생활을 연결하는 홈 IoT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AI가 급부상하면서 이들 기업들은 AI 개발 및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관련 기술 조직 및 인력 또한 경쟁적으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홈 IoT 기술이 소개되고 있으나 이용 행태의 대부분은 가전 기기 On·Off와 스피커를 통한 음악·뉴스 듣기, 온라인 주문 등 홈 IoT 서비스에 국한돼 있습니다. '이건 꼭 필요해'라고 느끼게 해 주는 서비스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초연결성을 강조하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홈 IoT 서비스를 위해 모든 개인정보가 연결되어 사용되기 때문에 보안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하는 킬러 서비스가 확대되고 보안과 프라이버시 이슈가 해결되어 홈 IoT의 다양한 서비스가 우리네 생활 속에 더 빨리 스며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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