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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 https://www.itworld.co.kr/techlibrary/302617
2023년 초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 세계적인 생성형 인공지능(AI) 바람은 일반 사용자 기술 측면은 물론 기업 IT 부문에서도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뜨겁다. 생성형 AI 열풍의 출발점인 챗GPT의 경우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주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모았고 두 달 후에는 1억 명을 넘어섰다. 일반 사용자를 위한 앱부터 기업의 업무 앱까지 거의 모든 앱과 서비스에 생성형 AI가 접목됐고, AI 생산성 앱의 다운로드도 폭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실상 전 세계 표준 생산성 앱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전 제품에 AI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챗GPT 출시 이후 불과 반년만의 일이다. 앞으로 생성형 AI가 인터넷의 등장에 버금가는 대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 기업은 급격한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AI 기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ITWorld/CIO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2023 국내 기업의 AI 도입 및 활용 현황' 조사를 했다. 설문 결과 기업 10곳 중 4곳이 AI 기술을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23.8%, 도입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대답이 17.3%다. 1년 이내 도입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10.2%다. 기업의 IT 프로젝트 대부분이 중기 이상임을 고려하면 우리 기업의 절반 정도가 AI를 도입, 활용하는 매우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지만 검토 중이라는 응답이 40.7%,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대답이 8.0%였다.
AI가 기업의 보편적인 기술로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의 국내 도입 비율은 세계적인 추세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가트너가 올해 5월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덕션 또는 파일럿 단계라는 응답이 기업 5곳 중 1곳이었다. 검토, 조사 중이라는 응답을 합쳐도 국내 기업의 대응이 더 앞서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AI 기술을 묻자 예측 분석 등 머신러닝/딥러닝 플랫폼이라는 응답이 49.7%로 1위다. 이어 챗봇 등 가상 에이전트(42.0%), 텍스트 분석 및 자연어 처리(33.1%), 이미지/시각 인식(31.1%),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27.1%), 음성 인식(15.2%), 기타(1.4%) 순이었다. 기업이 선호하는 AI 기술의 전반적인 순위는 지난해 조사와 큰 차이가 없다.
기업은 이렇게 도입한 AI 기술을 어떤 업무에 활용할까? 조사 결과 개발, 보안 등 IT 업무(51.7%)와 고객 서비스(49.7%)라는 응답이 압도적이다. 응답 기업의 절반이 두 업무를 꼽았다. 이어 불량과 오류 감지 등 품질 및 생산 관리(24.2%), 영업 및 마케팅(24.0%), 재무와 회계(11.7%), 공급망 관리(10.9%), 직원 관리(9.3%), 감사/컴플라이언스(8.7%), 기타(4.6%) 순이었다.
IT와 고객 서비스에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다른 조사에서도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다. IDC가 아태지역 임원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AI를 통합할 기술로 IT 운영, 사이버보안, 고객 지원 및 서비스를 꼽았다. 기업이 이들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했을 때의 성과도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5에 따르면, 개발자가 깃허브 코파일럿 같은 AI 비서를 이용하면 작업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한편 2022년 설문 결과와 비교해 지난 1년 사이 가장 큰 변화는 품질/생산 관리를 꼽은 응답이 지난해 32.6%에서 8.3%p 줄었다는 점이다. 전체 업무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IT 업종에서 11.5%p가 빠졌고, 대기업(-5.5%p), 중견기업(-10.3%p), 중소기업(-8.7%p) 모두 하락했다. 우리 기업은 품질/생산관리에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다른 업무 대비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업이 구체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AI 솔루션 혹은 업체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 결과 상용 솔루션이 76.7%로 압도적이고, 오픈소스(11.6%), 자체 개발(8.2%), 기타(3.4%)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오픈소스와 자체 개발에 대한 응답이 크게 줄었고 상용 솔루션을 선택한 기업이 10%p 가까이 늘어났다.
상용 솔루션 비중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기업이 실제 도입한 AI 솔루션과 업체 리스트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사용하고 있는 AI 솔루션을 묻자 29.3%가 상용 서비스인 챗GPT를 꼽았다. 2위와 6배 가까이 크게 차이가 날 만큼 응답률이 높았다.
업체 리스트를 보면,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오픈AI의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를 꼽은 응답이 각각 12.7%, 14.6%다. 합치면 30%에 육박한다. 챗GPT와 그 개발, 서비스 업체가 현재 기업 AI 트렌드를 이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I에 관심없는 기업이 채 10%가 안 된다면,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과정 전체는 사실상 모든 기업의 공통된 관심사다. 그렇다면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조사 결과 데이터 부족과 데이터 품질 문제가 52.9%로 1위다. 이어 숙련된 인력의 부족과 채용의 어려움(48.4%), 도입 이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함(33.9%)이 뒤를 이었다.
이 조사 결과를 지난해와 비교하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인력 부족이라는 응답이 지난해보다 6.1%p 줄었다. 반면 필요로 하는 AI 기술과 솔루션을 찾기 어려움(33.0%), IT 인프라가 AI를 충분히 지원하지 못함(19.9%)이라는 응답은 각각 8.1%p, 7.0%p 늘었다. 즉, 많은 기업이 인력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조직까지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지만, 데이터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부닥쳤고 동시에 필요한 솔루션과 인프라를 확보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AI 도입을 준비하는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활용 단계에서의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많은 기업이 AI에 관심을 갖고 도입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어떨까? 기업이 이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바로 선행 기업의 평가다. 이미 AI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AI를 검토하며 기대했던 효과를 얻었을까?
설문 결과 기대했던 효과를 얻었다는 응답이 82.4%(매우 그렇다 8.1%, 그렇다74.2%)다.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17.6%(아니다 17.6%, 매우 아니다 0%)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긍정적인 응답이 3%p 늘었다. 이미 업무에 도입해 활용하는 기업은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최소한 이미 AI를 사용하는 기업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기류나 회의론의 징후를 찾을 수 없다.
생성형 AI를 도입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효과도 물었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이 55.3%로 1위, 기업 내외부의 운영 최적화가 44.7%로 2위다. 이어 비용 절감(27.8%), 새로운 시장 개척(27.1%), 인력 절감(26.9%), 기업 내부 의사결정의 개선(26.0%), 신제품 개발(20.4%), 기타(0.4%) 순이었다.
그렇다면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은 이런 효과를 실제로 누렸을까?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생성형 AI를 도입, 테스트한 결과 긍정적인 평가가 84%(매우 그렇다 13.6%, 그렇다 70.4%)다. 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모든 AI 기술을 대상으로 한 설문보다 5.5%p 더 높았다. 부정적인 응답은 16.0%(아니다 16.0%, 매우 아니다 0%)다. 생성형 AI에 대한 초기 평가를 보면 적어도 기존 AI 기술보다 부정적인 부분은 찾을 수 없다. 당분간 생성형 AI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성장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생성형 AI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는 곧 후속 투자에 대한 청신호로 읽을 수 있다. 한국IDC에 따르면, 아태 기업 3곳 중 1곳이 생성형 AI 기술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실제 투자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생성형 AI 대부분이 서비스 방식임을 고려해 월평균 비용으로 물었다. 설문 결과 월 100만~1,000만 원 이하가 2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만 원 이하(17.1%), 5,000만 원 이상(16.3%)이 뒤를 이었다.
현재 챗GPT를 업무에서 활용하는 일반적인 방식은 텍스트 작업이다. 문서를 작성하고 번역하거나 혹은 긴 문서를 요약하는 식이다. 모두 상당한 분량의 텍스트 질의, 응답 과정이고 때로는 이를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기업이 이런 작업을 원활하게 지원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월 1,000만 원을 투자해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많은 기업이 다양한 챗GPT 기반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질문 단어 수와 답변 단어 수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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