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실(Reality)’이라는 단어 앞에 수식어를 붙여 현실과 융합되거나 동떨어진 개념의 또 다른 현실들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본 아티클에서는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 ‘현실(Reality)’ 관련 용어들에 대해 알아보고, 각각을 구별해보고자 합니다.
가상현실에서는 사용자의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고 오로지 가상으로 만들어진 세계만 보이게 됩니다. “가상현실”은 “현실”이라는 단어를 포함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과는 완전히 구분된 “다른 현실”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하여 “가상현실”이라고 합니다. 즉, “현실”과 “가상현실”은 상반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에 대해 더 생각해 보면, ‘360도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을 HMD(Head Mount Display)로 보는 것이 가상현실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을 촬영한 영상을 단순히 HMD로 보는 것(Viewing)은 가상현실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반면, 기술적으로 가상의 공간에 360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입힌 것은 가상현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증강현실”이라는 용어에서 “현실”은 우리가 사는 실제 세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증강현실”은 실제 세계를 증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밖이 보이는 글라스형 헤드셋을 사용하거나 휴대폰 카메라로 현실을 투영하고, 그 위에 부가정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차량 내비게이션 중, 동작 시 카메라로부터 받은 영상 위에 차량 진행 방향이나 주위 건물 정보를 표시하는 제품이 있는데, 이것이 증강현실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MR은 “Mixed Reality(혼합현실)” 또는 “Merged Reality(융합현실)”이라는 용어로 혼용되고 있는데, 둘 다 같은 의미입니다. (본 아티클에서는 “혼합현실”로 통일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혼합현실”의 “현실”은 현실과 가상현실 모두를 의미합니다. 이 두 가지 현실이 혼합된 것을 혼합현실이라고 하죠. AR의 개념이 현실에 부가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MR(혼합현실)은 현실 공간에 가상의 물체를 배치하거나 현실의 물체를 인식해서 그 주변에 가상의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Ford에서 제작한 MR application으로, 현실의 물체인 실제 Ford 자동차를 인식하여 가상으로 차의 디자인을 변경하도록 하는 MR 사례입니다.
“확장현실”은 단어적으로 보면 “증강현실”과 의미가 비슷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해석됩니다. 확장현실을 영어로는 “XR”로 표기하는데, 이때 X는 변수를 의미합니다. 즉 VR, AR, MR을 모두 의미하며, 미래에 등장할 또 다른 형태의 현실도 다 포괄할 수 있는 용어입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VR, AR, MR 등으로 복잡하게 구별하지 않고 XR로 간단히 표현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편, XR을 MR의 확장된 개념으로 보기도 합니다. 즉, 현실과 가상 간의 interaction이 더욱 강화된 – 현실 공간에 배치된 가상의 물체를 손으로 만지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XR 이후에 또 다른 용어나 개념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interaction이 점점 강화되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이기에 글로벌 기업들의 플랫폼 경쟁도 치열합니다. 특히 Apple과 Google은 최근 ARKit과 ARCore를 발표하고, 앞다투어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2017년 9월), Apple은 ARKit을 발표하며 한발 앞서 AR 플랫폼을 제공하였습니다. 이후 2018년 1월에 “이미지 인식”과 “벽면 인식”이 가능한 ARKit 1.5를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AR 경험 강화(여러 사용자의 AR 경험 공유, 저장된 이전 경험 재실행 등) 및 물체 인식/추적 기능이 추가된 ARKit 2를 발표하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AR 경험 공유는 다수의 사용자들이 동시에 같은 공간을 보고 interaction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AR 영역을 확대(멀티플레이어 게임 등)하여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또, Apple은 가상의 물체를 표시하기 위한 USDZ(Universal Scene Description 기반의 파일 포맷)를 지원함으로써 콘텐츠 시장에도 한 발 더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ARKit 2 멀티플레이어 게임 보기 )
비록 Apple에 비해 조금 늦었지만, Google 역시 ARCore라는 플랫폼을 발표하면서 ARKit을 바짝 따라붙어 위협하고 있습니다. ARCore 플랫폼은 Android 기기뿐만 아니라 iOS 기기에서도 동작하고(현재 안드로이드 기기 56종, iOS 기기 11종), Unity, Unreal 등 기존 3D 개발 엔진과의 연동으로 그 범위를 빠르게 확대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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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ore는 ARKit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AR 경험을 공유하는 기능은 먼저 제공하였고, 바닥면뿐만 아니라 기울어진 평면까지 인식하고, 또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제 환경의 광원 조건을 추측함으로써 가상의 물체가 평면에 놓일 때 추측된 광원 조건을 고려하여 렌더링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등 AR 생태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ARCore 기능 보기 )
XR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이 하나 있습니다. Leap Motion은 자체 개발한 컨트롤러를 통해 사람의 손동작 추적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아래 영상에서처럼, 단순 동작뿐만 아니라 손가락의 움직임까지 정확히 추적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 Leap Motion사 Hand Tracking 기술 보기 )
정교한 손동작의 추적을 통해 가상 공간과의 interaction이 가능해지면 다양한 분야에서의 AR/VR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Leap Motion은 자사의 손동작 추적 기술을 AR/VR에 적용할 수 있는 Orion SDK 및 Unity, Unreal 플러그인을 제공합니다.
나아가 올해 4월에는 $100 수준의 AR 헤드셋 프로토타입을 발표했고, 하드웨어 설계 및 관련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https://github.com/leapmotion/ProjectNorthStar)로 공개했습니다. ( Project North Star: Exploring Augmented Reality 보기 )
최근에는 Leap Motion의 공개된 설계를 이용해서 헤드셋을 만들어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듯합니다. 조만간 상용화된 제품을 볼 수 있지 않을지 기대가 됩니다.
지금까지 AR/VR/MR/XR에 대한 소개와 Apple, Google의 AR 플랫폼 행보, Leap Motion의 Project North Star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던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참고]
- Hololens를 활용한 Ford 자동차 디자인,출처: https://media.ford.com/content/fordmedia/fna/us/en/news/2017/09/21/ford-tests-microsoft-hololens-globally.html
- arkit-2, 출처: ARKit Newsroom (https://www.apple.com/kr/newsroom/2018/06/apple-unveils-arkit-2/)
- ARCore를 이용한 Line APP, 출처: 구글 블로그 (https://www.blog.google/products/arcore/experience-augmented-reality-together-new-updates-arcore/)
- Project North Star 헤드셋, 출처: https://github.com/leapmotion/ProjectNorth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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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프로(Senior Expert), 최선일 프로(Senior Expert), 김승진 프로는 최근 4년간 리테일 솔루션(Nexshop)을 개발해왔습니다. 솔루션의 한 분야인 VR/AR에 관심을 갖고, 최근 VR/AR을 솔루션에 적용하여 국내외 시장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MR연구회 활동에도 참여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