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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전 세계 AI 기업

챗GPT 등장 이후 AI가 대중화되면서 AI 기업들의 숫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추세에 걸맞게 최근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CB인사이트가 전 세계 유수의 AI 기업 100개를 선정하는 ‘AI 100’을 발표했는데요. ‘AI 100’은 AI 산업의 최신 동향과 어떤 AI 기업이 주목받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CB인사이트는 거래 활동, 파트너십, 팀 역량, 투자사, 특허 현황 등을 기준으로 기업들을 선정했는데 이번 글에서는 어떤 AI기업들이 특히 각광받는지 알아보고 우리나라 AI 기업이 리스트에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AI 100 리스트 * 출처: CB인사이트 홈페이지

앤트로픽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 중에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최근 들어 오픈AI보다 더 각광을 받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오픈AI의 멤버들이 2021년 창업한 스타트업, ‘앤트로픽’입니다. 앤트로픽은 오픈AI의 강력한 적수로 불릴 만큼 AI 역량이 뛰어난데요. 창업 멤버들은 회사(오픈AI)가 상업적으로 변하는 것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공익을 목표로 새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앤트로픽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이 출시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챗봇, 클로드(Claude) 때문입니다.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은 인공지능 기술의 한 형태로,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갖춘 시스템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언어모델이 바로 챗GPT인데요. 앤트로픽은 챗GPT와 유사한 클로드를 출시했습니다. 이들은 초기 모델인 클로드 1을 출시한 후 넉 달 만에 클로드 2를 공개했는데, 문서 요약 기능이 챗GPT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문서 파일을 업로드하면 요약하는 형태로 엑셀과 같은 그래프, 표 기반의 포맷도 무리 없이 요약합니다.

이어 출시된 클로드 3 역시 놀라운 성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지식과 문제 해결능력을 평가하는 다중작업언어이해(MMLU) 테스트에서 86.8%의 정답률을 기록해 GPT-4(86.5%)와 구글의 제미나이 1.0 울트라(83.7%)를 앞섰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클로이 3 등 다수의 언어모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IQ테스트에서는 IQ 101을 기록해, GPT-4를 적용한 챗GPT(IQ 85)를 앞질렀습니다.

이 같은 성과 때문인지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마존과 구글로부터 각각 40억 달러(약 5조 5000억 원)와 20억 달러(약 2조 75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유치했고요. 우리나라의 SK텔레콤도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380억 원)를 투자했습니다. 앤트로픽이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금 규모는 7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는 약 9조 2000억 원으로 오픈AI 다음으로 많은 투자금을 유치했는데요. 유수의 빅테크 기업들의 이어지는 투자와 협업으로 인해 오픈AI를 위협할 만한 매우 강력한 라이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투자 유치 규모 순위 * 출처: CB인사이트 홈페이지

사카나AI

구글 출신이 설립한 일본 AI스타트업인 사카나AI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사카나AI는 AI도 세대를 거쳐 진화할 수 있다는 진화론과 자연선택에서 영감을 받아 설립된 회사입니다. 기존 AI모델들을 교배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이 과정을 반복해 고성능 AI를 만들어낸다는 거죠.

좀 더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부모 AI 모델이 있다고 할 때 이 모델을 쪼개서 다양한 패턴으로 조합해 자녀 AI 모델을 여러 개 만듭니다. 그리고 자녀 모델들 중 성능이 뛰어난 모델들을 뽑고 이들을 다시 조합해 또 여러 개의 자녀 AI 모델들을 만듭니다. 이 과정을 반복해 100~150세대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그 중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모델을 최종적으로 뽑아냅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사카나는 일본어 AI모델과 수학 AI모델을 만들었는데요. 이 모델들을 통해 일본어 수학 문제의 정확도를 평가한 결과 최고 55.2점의 점수가 산출되어 오픈AI의 GPT-3.5DML 50.4점보다 높은 성능을 구현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기업들도 사카나AI에 속속 투자하고 있는데요. 회사는 올해 초 일본 기업인 NTT, 소니 등으로부터 3000만 달러(약 400억 원)을 유치했습니다. 또 이번에 CB인사이트가 별도로 발표한 직원 1인당 가치 순위에서 사카나AI가 가장 높은 순위(직원 1인당 가치 6670만 달러)를 차지하면서 매우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오픈AI(5820만 달러), 앤트로픽(5840만 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회사 내 직원 한 명 한 명의 가치가 매우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직원 1인당 가치 순위 * 출처: CB인사이트 홈페이지

리벨리온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유일하게 리벨리온이 포함되었습니다. 리벨리온은 AI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으로 한국판 엔비디아로 불릴 정도로 유망한 기업이죠. 리벨리온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최근 AI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챗GPT 등장 이후로 생성형 AI시대가 열렸지만 AI 연산 처리를 위한 고성능의 반도체의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AI반도체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엔비디아가 크게 주목을 받은 거죠. 그리고 마찬가지로 AI반도체 기업인 리벨리온도 주목을 받고 있는 거고요.
* 팹리스: 반도체 설계 기술은 있으나 생산 라인이 없는 업체

성과 역시 뛰어납니다. 지난해 AI반도체 기술력 검증 테스트 엠엘퍼프(MLPerf)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리벨리온이 제작한 AI반도체인 ‘아톰’은 컴퓨터 비전의 처리 속도 면에서 엔비디아 제품보다 3.4배 빨랐고 언어모델(BERT) 에서도 퀄컴, 엔비디아 제품보다 성능이 앞섰습니다. 이와 같은 기술력으로 ‘K-AI 반도체’ 연합을 결성해 엔비디아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리벨리온이 유망한 이유 중 또 하나는 다수의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KT와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KT는 지속적으로 리벨리온에 투자하는 한편 리벨리온의 제품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KT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에 리벨리온의 AI반도체 아톰을 도입했고 리벨리온이 해외 통신사와 협업해 사업을 확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의 협업도 눈에 띄는데요. 삼성전자와 함께 ‘리벨(REBEL)’이라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리벨에는 삼성의 HBM3E를 탑재할 뿐 아니라 삼성파운드리에서 직접 디자인하우스 서비스 업무까지 참여한다고 합니다. 이 같은 성과들로 창업 3년 6개월 만에 기업 가치가 8800억 원으로 커졌고 지금까지 총 2800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트웰브랩스

미국 기업이지만 한국의 20대 청년 5명이 결성한 스타트업인 트웰브랩스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검색 등 영상 분야 AI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트웰브랩스가 개발한 모델은 영상 속에 음성 언어, 시각 정보, 등장인물 등의 정보들을 모두 이해한 후 영상 내 특정 구간까지 구체화한 검색 결과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한국의 자동차 브랜드는 어떤 게 있는지 나열해달라고 하면 현대자동차, 기아 등을 답해주는 거죠. 즉 AI가 영상을 이해한 후 질문에 맞는 답을 해주는 겁니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영상 특화 AI모델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AI 100' 선정도 이번이 3번째입니다.

이처럼 높은 관심도는 트웰브랩스가 개발한 모델들의 성능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출시한 AI 영상 언어 생성 모델 '페가수스(Pegasus-1)'와 멀티모달 영상 이해 모델 '마렝고(Marengo 2.6)'는 구글의 제미나이 1.5프로, 오픈AI의 GPT-4V 등의 영상 언어 모델보다 최대 43% 가량 성능이 우수하다고 합니다.
뛰어난 기술력 덕에 트웰브랩스는 지난해 엔비디아와 인텔, 삼성 넥스트에서 1000만 달러(13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AI 기업 성과 현황] 앤트로픽 :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챗봇 ‘클로드’ 출시 사카나AI : 진화 알고리즘 기반 모델 개발 리벨리온 : AI 반도체 '아톰' 제작, 삼성전자와의 협업 제품 '리벨' 개발 트웰브랩스 : 영상 특화 AI 모델 '페가수스', '마렝고' 개발

챗GPT 개발로 2022년 이후 오픈AI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다양한 AI 기업들이 오픈AI의 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서 살펴봤듯이 오픈AI 출신들이 만든 앤트로픽은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을 등에 업고 오픈AI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이 외에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AI 기업들이 오픈AI 모델의 성능을 뛰어넘는 모델을 개발하여 많은 주목을 받고 있죠. 다만 다양한 국적의 기업들이 리스트에 오른 가운데 국내 기업이 1곳밖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입니다.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업 및 투자 유치를 통해 더 많은 국내 AI 기업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자료
[1] https://www.cbinsights.com/
[2] https://www.anthropic.com/
[3] https://sakana.ai/blog/
[4] https://rebellions.ai/techbytes/news-and-articles/
[5] https://www.twelvelabs.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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