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가와 비즈니스 의사결정권자들은 10년이 넘도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라는 용어를 일상에서 사용해 왔습니다. 이는 전략적 비즈니스 역량을 마법처럼 구현하는 기업 이니셔티브를 설명하기 위한 용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도는 측정 가능한 유의미한 성과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환 이니셔티브는 레거시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를 가진 현대 기업에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대규모로 자금을 투자하고 이를 가치와 성과 중심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고정 인프라 비용과 설비 투자의 부담을 고려할 때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기업 데이터 플랫폼,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API 우선 이니셔티브는 비즈니스 역량과 가치를 실현할 매력적인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연속성 중단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결과, 인수 합병의 어려움, 대기업의 통합 및 상호운용성 요구사항, 그리고 무엇보다 전환 노력 이후의 인상적이지 않은 실적은 지속적으로 간과된 문제였습니다. 맥킨지(McKinsey)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 이니셔티브의 30% 미만만이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기업의 경우 이니셔티브의 규모와 복잡성으로 인해 성공률이 16~20% 정도로 더 낮았습니다.
2012년,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의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로 일하면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API 우선 시대에 이르러 기업의 DX는 더 이상 거창한 목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게 됐습니다. 기존 방식인 인프라 현대화, 모놀리식 서비스 버스 구현, 리팩토링, 리버스 엔지니어링 또는 사내 애플리케이션 재설계 등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이후 소비재 기업의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로 일하면서 현실적인 한계를 마주했습니다. 기존 데이터센터의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와 SaaS 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전하기란 비용, 리스크, 시장 출시 시기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아키텍트로서 비즈니스에 약속한 목표는 현실과 계속해서 충돌했습니다. 모놀리식 아키텍처에서 셀프서비스 모델로의 전환이 불가피했고, 이는 아키텍처와 IT 분야 전체에 존재적 위기를 가져왔습니다.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및 인프라가 로우코드로 구현되고, 자동화를 통해 프로세스가 엔지니어링되며, 공통의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데이터가 소비되는 추상화된 인터페이스, 프로세스 자동화 및 상호 운용 가능한 생태계를 도입하는 패턴이 업계에 등장했습니다. 이는 분명 DX를 더 효과적으로 만들었습니다. 환경은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중단으로 데이터에 접근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자동차 OEM 산업의 B2C 커넥티드 차량 통합 아키텍처 책임자로 일했을 때는 전 세계적으로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차량 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B2B SaaS 플랫폼 기업의 수석아키텍트로 근무했을 때도 이전과 동일한 기술 혁신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팀은 AS400 플랫폼에서 구식 RPG 애플리케이션을 재설계하는 대신 데이터와 프로세스 자동화, 클라우드 인프라, SaaS 기반 생태계에 대한 추상화되고 개방된 인터페이스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20년까지 기준 ‘메가 벤더’로 불리는 기업의 경쟁 기반은 상호운용성, 자동화, 생태계 내 참여, 그리고 비즈니스 역량과 가치를 추진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접근성 확보였습니다.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을 무렵, 글로벌 기업이 SaaS 기반 데이터 레이크하우스의 통합된 기록 시스템 데이터를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데이터가 어디에나 있으면서도 어디에도 없는 상황에서 심각한 운영 위험과 전례 없는 플랫폼 중단에 직면했습니다. 인수를 통해 성장한 기업들의 핵심 시스템 전반에서 모놀리식 아키텍처의 신뢰성과 지속가능성은 수요 급증, 갑작스러운 시장 위축, 그리고 필연적인 공급망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2022년, 소비자 도구 업계의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로서 인수 합병을 통해 급속히 성장한 기업들이 중복된 데이터 저장소와 데이터 품질 문제로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결정적인 원인은 서로 다른 ERP 시스템, 공급망 관리 플랫폼, 고객 경험 파편화였습니다. 의심스러운 데이터 계보와 품질을 가진 데이터로 중요한 비즈니스 결정을 내리는 데 따르는 실제 위험은 명백했습니다. 이런 모든 요소가 뒤섞이면서, 비즈니스를 위한 시맨틱 계층을 통해 통합되고 맥락화된 데이터 접근을 지원할 수 있는 통합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기업 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습니다. 여기에는 데이터 정제와 이상 탐지를 위한 머신러닝 알고리즘도 포함됐습니다. 이미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느린” AI 혁명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이는 이전의 어떤 기술 변곡점보다 더 중요했습니다. 데이터와 ‘지능형 시스템’의 결합은 2014년 이후 오픈AI(OpenAI)의 진화를 통해 모멘텀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지능형 시스템이란 무엇일까요? 2023년 제리 첸의 글 ‘새로운 경쟁 장벽: 왜 지능형 시스템이 여전히 다음 방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인가’에서 처음으로 이 용어를 접했습니다. 이 글에서 첸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경쟁 장벽’을 기반으로 구축된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습니다. 전통적인 기록 시스템의 관점에서 볼 때, 경쟁 장벽은 독점적 생태계의 마지막 방어선입니다. IT 관점에서 경쟁 장벽을 지키는 ‘도개교(drawbridge)’는 일반적으로 API, 서비스 버스, ETL 도구, 서비스형 통합 플랫폼과 같은 기술들입니다.
현대 기업들은 의도치 않게 문제가 있는 데이터 구조를 만들어왔습니다. 웹, 채팅, 모바일과 같은 고객 참여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기록 시스템 내부와 시스템 간에 중복된 데이터가 쌓이게 됐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고객 경험의 품질을 저하시키고, 데이터의 정확성과 무결성을 관리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데이터 출처와 흐름이 분산되고 품질이 낮고 맥락이 없었기에, 고객 경험도 필연적으로 단절되거나 손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엔터프라이즈 버스 아키텍처가 지배하는 중간 계층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계층은 유연한 지능이 부족했고, 취약하고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만 존재했습니다. 이로 인해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시스템 통합 관리가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성형 AI와 에이전트 기반 프로세스 자동화와 결합한 LLM은 유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API를 통해 작업을 조정하고, 데이터 품질과 계보를 기반으로 맥락과 신뢰도 순위를 평가하며, 경쟁 장벽 뒤와 다른 생태계 사이에 있는 데이터 저장소의 환경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이제 에이전트와 상호운용성이 코드화된 통합과 중앙 집중화를 대체하면서 인간과 시스템 간의 데이터 및 AI 기반 대화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IT 업계를 괴롭혀온 벤더 종속성 문제에서 지능형 시스템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적응하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지능형 학습 시스템은 새로운 상황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적응합니다.
현대적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는 것입니다. 즉, 통합 계층과 중복된 데이터 저장소로 추상화된 기록 시스템에서, 에이전트를 활용한 완전 자동화된 프로세스가 가능한 지능형 시스템으로 설계 가정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반자율적이고 인간이 개입하는 ‘대화형’ 시스템과 에이전트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는 다양한 이벤트, 상호작용, 시스템 메타데이터, 그리고 통합된 기업 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업무 흐름을 자동으로 처리합니다.
지능형 생태계 시대에서의 경쟁 기반은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업계 선도 기업들은 에이전트 자동화를 활용해 생태계 내부와 생태계 간에 지능 기반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것이 미래의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DX라는 개념을 넘어서는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현재 대표적인 예로는 SAP의 쥴(Joule)과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에이전트포스(Agentforce)가 있습니다. 쥴은 SAP 생태계 안에서, 에이전트포스는 세일즈포스 생태계 안에서 각각 가치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러 생태계를 넘나들며 작동하고 학습할 수 있는 워크플로우 자동화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IT 아키텍트 입장에서 볼 때, SAP나 세일즈포스 같은 기업들이 자사 생태계에 종속된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솔루션을 계속 늘려갈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 다른 시스템 간의 상호운용성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개방형 표준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에이전트 지능형 아키텍처는 비즈니스 역량과 가치를 어떻게 촉진할까요?
지능형 생태계 시대에서 기업의 DX가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를 생각할 때, 최근 업계가 겪은 심각한 혼란들과, 만약 이에 새롭게 접근했다면 어떻게 달랐을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진정한 의미의 기업 시스템 회복력은 핵심 기록 시스템의 변화와 고객 참여 패턴을 학습하고, 상호작용 체계를 상황에 맞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정의됩니다.
아키텍트로서 팬데믹 경험을 되돌아보면, 에이전트 아키텍처와 AI 기반 시스템을 활용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지능형 생태계와 에이전트 자동화를 통한 트랜스포메이션의 관점에서 보면, 시스템 가용성, 신뢰성, 데이터 무결성, 비즈니스 의미론, 데이터 맥락이 모두 보존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상황 변화, 데이터, 비즈니스 특성을 학습해 ERP와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성 및 파편화의 위험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 기업의 미래가 반드시 에이전트 기반 생태계에만 달려있는 것은 아니지만, 에이전트 아키텍처는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학습하는 새로운 가치 창출 방식을 통해 기업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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