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발생하는 국내외 이슈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 상황과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인 상하이 도시 전면 봉쇄일 것이다. 특히 이 두 가지 이슈가 전 세계의 물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까 하는 궁금증들이 많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그동안 나온 보고서와 자료 등을 통해 간략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 발발한 양국 간의 전쟁은 한 달 보름이 넘어서도 끝날 기미가 쉽게 보이지 않고 있다. 발발 후 장기전을 생각하는 전문가가 많지 않을 정도로, 전쟁이 빨리 끝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제는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물류시장과 공급망이 큰 혼란을 겪으며 해상운임이 크게 상승하자 대안으로 떠오른 시베리아 횡단열차(TSR)가 그 역할을 해내며 자연스럽게 러시아는 글로벌 물류의 허브역할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 및 서방 국가들의 제재조치가 시작되고 TSR의 운행이 부분적으로 중단을 시작하자 러시아를 통한 물류공급망은 아예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세계 물류시장은 코로나 19로 큰 어려움을 겪다가 TSR이 대안이 되어 나아지나 싶더니 전쟁으로 인해 그 길마저 막히게 된 셈이다. 특히 항공운송도 러시아 영공을 지나지 못하게 되면서 우회를 하게 되어 시간적, 물리적으로 큰 손해를 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러시아에서 시작된 물류업계의 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의 공격으로 인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데사 항만은 흑해 연안의 최대 항구로, 만약 통제된다면 흑해를 통한 해상교역이 차단되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식량과 원자재 등의 수출도 막힐뿐더러 전 세계 곡물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흑해지역의 곡물수출도 중단되면서 물류대란에 이은 식량난까지 예고되고 있다.
또 다른 큰 문제 한 가지는 자원의 최대 부국인 러시아의 전면봉쇄로 원유와 원자재 공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은 원유의 25%,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원자재 대란까지 예고되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러시아에 대한 봉쇄를 풀어야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어려움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동안 세계 공급망의 최대 악재였던 코로나19 펜데믹을 뛰어넘어 최대 문제로 꼽히고 있다. 만약 이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지금 문제되고 있는 반도체 부족현상이 더 악화되고 자동차, 휴대폰, 전자업체 등에도 상당히 위험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 이슈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중국정부의 상하이 봉쇄에 따른 물류의 영향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실상 중국의 경제도시로 일컫는 상하이를 3월 28일부터 지역별로 부분 봉쇄하기 시작하여 전면 봉쇄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이 크게 나아지지 않자 도시봉쇄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였다. 원래 상하이 방역 관계자들은 상하이를 봉쇄하면 중국 전체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도시 봉쇄를 하지 않겠다고 누차 공언했지만 결국 갑작스러운 도시 봉쇄조치를 결정한 것이다. 그로 인해 시민들이 식품과 생필품을 사려고 큰 혼란이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는 시작이었을 뿐 도시 봉쇄 후 10여일이 지난 지금, 상하이는 식자재 등 생필품을 구하지 못한 상하이 시민들의 폭동소식과 함께 중국의 물류대란과 나아가 전 세계 물류 및 경제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상하이 도시의 봉쇄로 시작된 물류영향이 상하이 항만에서 시작되는 물류대란으로 번져가면서 사실상 중국 및 세계의 물류흐름이 정체하는 상황으로 커져가고 있다. 육상 물류의 주축을 이루는 화물트럭 운전사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목적지에 진입할 수 있다 보니 세계 1위의 컨테이너 항만인 상하이 항만에는 컨테이너가 쌓여가고 하역을 기다리는 대기선박이 수백척에서 시작하여 수천척을 넘어서는 등 상하이 및 중국 국내물류가 크게 정체되고 있다. 상하이 항만이 정체를 빚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부 컨테이너 정기 선사들은 상하이항을 5월까지 결항하기로 하거나 한두 항차를 거르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이전 중국 선전항과 닝보항을 폐쇄했을 때와는 다르게 도시 전체를 폐쇄하다 보니 제품생산과 내륙물류의 차질이 발생하고 화물 생산과 항만까지의 이동이 제한되어 선박수요가 위축되는 등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컨테이너선 운임시장의 하락세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번 상하이 도시 봉쇄조치는 그 여파가 쉽게 가라앉기가 어려워 보인다. 물론 중국정부에서 일부 봉쇄를 완화한다고 발표하여 변동성은 크지만 이번 상하이 봉쇄조치로 인한 물류 및 경제 문제는 상당히 오랜 기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전망한 내용을 함께 살펴보자. 우선 강력한 도시봉쇄로 인해 내륙운송 능력과 물류효율성이 저하되면서 선박 체선과 임시적인 결항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대외환경변화에 따라 컨테이너선 시장 수급에 따른 변동 폭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해상운임은 상해와 남중국 등 제조업 중심지 산업 생산 중단으로 중국發 수출이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되고 우리나라 등 중국 인접국가로 선복이 할당되면 화물적체가 완화되는 등 운임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보는 등 향후 영향에 대한 여러 가지 전망을 내놨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 상황과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인 상하이 도시 전면봉쇄에 따른 물류의 영향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일련의 이슈로 인하여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건 중 하나일 수 있겠지만 문제는 물류가 인류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방대하기 때문에 단순한 불편함에서 나아가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미 우크라이나 러시아 간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상하이 전면봉쇄 장기화에 따른 중국의 경제성장률 급락이 예상되어 물류에 이어 경제상황까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경제는 코로나19에도 비교적 잘 견뎌왔다. 제조업체는 가동을 멈추지 않았고 수출입 물류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위기를 극복해왔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과 상하이 전면봉쇄가 겹치면서 물류에 대한 타격을 시작으로 경제에도 빨간 불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에도 큰 위기가 닥쳤지만 정부와 기업들이 협력하며 일관된 대응으로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 낸다면 우리나라가 왜 단기간에 물류강국 및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저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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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배재대학교 무역물류경영학과 교수
전 국가정보원 분석관, 전남도청 사무관(팀장), 서산시청 팀장
국제물류 및 해운항만 전문가로 물류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와 사업에 참여